뉴욕 증시 10% 폭등..다우 9000선 회복

`주가 싸다` 전방위 저가 매수세 유입
`연준 효과` 전날 CP 발행 10배 급증
소비심리 사상 최악..경제지표는 악화
  • 등록 2008-10-29 오전 5:33:53

    수정 2008-10-29 오전 7:34:16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28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일제히 10% 폭등했다. 다우 지수는 단숨에 9000선을 회복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은 미국의 소비심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악화됐다는 소식에 혼조세를 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의 거듭된 급락으로 순이익 대비 주가가 20년래 가장 싼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저가 매수세가 전방위적으로 유입됐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일 10월 정례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0bp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한몫했다.

특히 연준이 기업어음(CP) 매입에 착수한 전날 하루동안 CP 발행 규모가 지난주 하루 평균보다 10배 급증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폭등세로 돌아섰다. 단기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완화하기 위한 연준의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9065.12로 전일대비 889.35포인트(10.88%) 치솟았다. 이같은 상승폭은 지난 13일 기록한 936포인트에 이은 사상 두번째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91.59포인트(10.79%) 폭등한 940.51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49.47로 143.57포인트(9.53%) 폭등했다.

◇주가수익배율 `20년 최저`..CP 발행 10배 급증 `연준 효과`

이날 폭등은 순이익 대비 주가가 20년래 가장 싼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인식이 촉발했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S&P 500대 기업의 순이익 대비 주가배율은 10.7배로 지난 1985년 이래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MSCI 세계 지수의 주가수익배율도 1995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한 상태였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저가 매수세는 연준이 CP 매입에 나선 전날 하루동안 발행된 CP 규모가 1500개 기업, 671억달러에 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가속화됐다. 이는 지난주 하루 평균 발행 규모인 300개 기업, 67억달러의 10배에 달한 것으로 신용경색 완화를 위한 연준의 이번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됐다.

CP 발행금리도 급락했다. 전날 만기 90일 CP의 평균 발행금리는 2.55%로 지난주말 대비 70bp 떨어졌다.

◇알코아, 씨티그룹, 월마트 `급등`

세계 최대 알루미늄업체인 알코아(AA)는 순이익 대비 주가 배율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19% 급등했다.

씨티그룹(C)도 신용경색 완화 조짐과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 등으로 14% 올랐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WMT)는 중국, 브라질 등 이머징마켓 투자를 확대한다는 발표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11% 뛰었다.

골드만삭스(GS)는 이틀 연속 폭등한 폭스바겐에 대한 공매도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루머가 나오면서 한때 10% 이상 급락하기도 했으나 결국 강보합세로 마쳤다.

◇美 10월 소비심리 사상 최악..`금융위기 여파`

주요 경제지표들은 미국 경제가 상당기간동안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울한 소식을 전했다.

우선 미국의 10월 소비심리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 여파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의 61.4(수정치)에서 38로 급락했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52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사상 최저치다.

항후 6개월 동안의 경제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전월의 21%에서 36.6%로 크게 높아졌다. 고용 악화 우려감도 26.9%에서 41.5%로 상승했다.

린 프란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리서치센터 소장은 "연말 쇼핑시즌 때 매우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이미 예상되고 있는 유통업체들에게 좋지 않는 징조다"고 지적했다.

◇美 8월 20대 도시 집값 16.6%↓..`7년 최대 하락`

미국의 8월 20대 도시 집값이 고공행진중인 주택차압(foreclosure) 등의 여파로 7년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가 가장 신뢰하는 케이스/쉴러 8월 주택가격 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6.6% 급락했다. 이 지수가 발표된 지난 2001년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전월대비로는 1%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20대 도시의 집값은 전년동월대비로 모든 지역에서 5개월 연속 하락했다. 특히 피닉스와 라스베이거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전월대비의 경우 클리블랜드와 보스톤 등 두곳 만이 올랐다.

◇해운 물동량지수 `6년 최저`..`세계 경기 급랭`

세계 경제 현황을 가늠할 수 있는 해운 물동량지수 발틱건화물운임지수(BDI)는 6년만에 처음으로 100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이날 BDI는 전일대비 66포인트(6.3%) 하락한 982를 기록중이다. 2002년8월8일 이후 최저치다. 이로써 올들어 89%나 급락했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로 세계 경기가 악화되면서 경제의 척도인 물동량이 급감하고 있다는 뜻이다.

◇유가 소폭 하락..`소비악화 vs 추가감산`

국제 유가가 소폭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49센트 떨어진 62.7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이날 "추가 감산에 나설 수 있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수뇌부의 발언으로 반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의 소비심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악화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원유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감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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