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시장 놀라게 한 힘!` LG 휴대폰공장을 가다

24시간 가동에도 주문 감당 벅차..`비수기도 없다`
공정개선에도 적극적..원가절감-생산성향상 극대화
  • 등록 2008-06-02 오전 7:55:48

    수정 2008-06-02 오전 7:55:48

[평택=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요즘 들어 정말 (우리가 생산하는) 물량이 많다는 느낌이 듭니다. 예전에는 1월은 비수기로 쳤는데, 올해엔 1월2일 첫 출근한 뒤로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LG전자(066570)의 전체 휴대폰 생산량 가운데 40% 이상을 소화하면서 `프라다폰` `뷰티폰` 등 최고급 휴대폰을 집중적으로 만들어 내는 평택공장. 이 공장의 단말기 제조 책임자인 이상철 부장은 시종 웃는 얼굴로 투정섞인 얘기를 쏟아냈다.

▲ LG전자 여직원들이 수작업으로 휴대폰을 조립하고 있다
이 부장 얘기대로 LG전자의 평택 휴대폰공장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LG전자의 휴대폰 판매 목표치가 1억대에 이르니 평택공장에서는 이중 5000만대 가까이 찍어내야 한다. 한 달에 500만대 가까이 휴대폰을 만들어내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2500~3000명에 이르는 휴대폰공장 직원들은 하루 2교대로 24시간 내내 공장을 돌리고 있다. 이래야만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게 공장측의 설명이다.

▲ LG전자 한 직원이 프라다폰 조립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바쁘다는 공장 내부를 둘러보니 생각보다 일하고 있는 인원이 많지 않다. 자동화나 공정 개선을 통해 사람이 하는 일을 최소화해 원가를 줄이고 생산량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PCB 휴대폰 메인보드를 만들어 내는 작업장은 이원화돼 있다. 1000대 이상 나가는 대량 모델용 보드는 자동화시스템을 생산하되 소규모 물동량은 셀작업을 통해 소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휴대폰 세트 조립과정에서도 동일한 방식이 적용되는데, 30개 라인을 나눠 대(大)물동과 소(小)물동으로 나눠 대물동은 전자동으로 조립하고 소물동은 사람이 직접 조립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LG전자가 전세계 38개국에 최대 300종에 이르는 휴대폰을 팔고 있으니 이런 식의 이원화는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LG전자가 자체 개발해 2005년부터 적용했다는 공용 파렛트 방식도 눈길을 끈다. 기계를 이용한 자동조립 과정에서 휴대폰을 파렛트 위에 얹어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모양이 제각각인 여러 휴대폰 모델을 단일 라인에서 생산하는 장점이 있다.

▲ LG전자 여직원들이 뷰티폰 터치스크린을 확인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공용 파렛트 방식으로 전환한 뒤 하나의 라인에서 10분 간격으로 여러 모델들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됐다"며 "예전에는 1시간 이상 걸리던 게 50분이나 단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포장작업에서도 메뉴얼 책자 등을 하나의 패키지로 들여옴으로써 과거에 20여명이 하던 일을 지금은 단 4명이 하고 있다고 했다. 포장라인 역시 20m이던 것이 6m로 줄었다.

LG전자는 남용 부회장 부임 이후 일본 도요타자동차로부터 컨설팅을 받아 휴대폰 생산공정을 전면적으로 개선했다. 이같은 효율 향상에는 도요타의 도움도 컸던 셈이다.

"낭비 제거 말보다는 행동으로, 행동보다 실천으로", "글로벌 생산 경쟁력은 1초의 loss 제거부터"

휴대폰 공장 내부 곳곳에 붙어있는 이들 슬로건에 걸맞는 원가 절감을 보여주고 있는 LG전자. 시장을 놀라게 했던 이번 1분기 실적 호조의 원동력이 바로 이 곳에 있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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