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남서부 서리주 윈들즈햄에 위치한 업다운 코트는 시가(時價) 7000만파운드(약 1300억원)에 달하는 집이다. 최근 경제전문지 포브스 발표에 따르면 업다운 코트는 두번째로 비싼 집인 미국 뉴욕의 브리지햄튼에 있는 집(약 800억원)보다 거의 1.5배나 되는 가격을 자랑한다.
14일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차를 타고 30분쯤 달리다 보니 수풀 사이로 아이보리빛의 거대한 외관이 보이기 시작했다. 코린트 양식의 대형 기둥들과 대리석의 차가운 느낌을 삭혀주는 울창한 수풀림, 파란 하늘을 옮겨놓은 듯한 코발트빛 지붕이 감싸고 있는 거대한 건물 구조에 압도되고 말았다.
▲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의해 세계 최고가 집으로 뽑힌 영국 런던 서리주 윈들즈햄에 위치한 '업다운 코트(updown court).' 시가 7000만파운드(약 1300억원)인 이 저택에는 테마별로 꾸며진 130여 개의 방과 볼링장·가족 영화관 등이 있다./라이머(Rhymer)사 제공 |
부속 홍보담당관인 한나 다트날(Hanna Dartnal)의 뒤를 따랐다. 6개월전 부터 이 집의 판매 홍보를 맡았다는 다트날은 “처음에 왔을 때 방이 하도 많아서 중간에 길을 잃어버릴 정도였다”며 “지금은 눈감고도 돌아다닐 수 있지만 여전히 집안 전체를 다 둘러보는 데는 한 시간도 넘게 걸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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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트날이 가장 먼저 보여준 곳은 1층 오른편에 위치한 ‘금박이 방’이었다. 크기는 5평정도 되는데 화려한 바닥 장식이 눈길을 끌었다. “모자이크 장식의 밑 바닥 보이시죠. 24k 순금이에요. 도금이 아니라 진짜 금을 타일처럼 이어 박은 것이랍니다.” 이 방을 꾸미는데만 5억원 가까이 들었다고 했다.
집은 지하층, 1층, 2층으로 구성돼 있고 크고 작은 방만해도 103개나 된다. 침실은 22개로 모두 욕실이 딸려 있다. 사우나 실과 마사지 룸이 다 따로 있었다. 겨우 2층 높이지만 가족용, 손님용 엘리베이터도 1개씩 있다.
놀이 시설은 또 있다. 지하엔 2개 레인 뿐이지만 볼링장이 있고, 가족용 영화관도 있었다. 50명은 충분히 앉을 수 있다고 한다. 실외에는 테니스장과 스쿼시장이 따로 있다. 차고는 리무진 8대가 들어갈수 있는 크기고 헬기 이착륙장도 있다. 이웃엔 여왕의 집인 윈저 하우스와 골퍼 닉 팔도, 가수 엘튼 존의 집 등이 있다.
처음에 이 집은 중동지방의 억만장자를 염두에 두고 꾸며져, 대부분의 장식은 아라베스크 문양의 모스크 사원 같은 느낌을 줬다. 하지만 아시아 시장을 고려해 가족 전용 수영장 벽면은 일본 후지산 모습을 연상시키게 디자인하기도 했다.
각 방은 최첨단 컴퓨터 시스템으로 통제되는데 온도와 습도를 컴퓨터로 설정만 해놓으면 자동으로 가동된다. 해외에 나가 있어도 컴퓨터로 집안 내부를 모두 조정할 수 있다. 유지관리비는 1년에 수십억원이 들 것으로 보인다. 지하에 있는 40개의 가스 보일러를 돌리는 데만도 1년에 5억원 정도 든다고 한다. 신용이 충분하면 은행에서 1000억원 가까이 빌릴 수 있고, 1년에 52억원 정도만 내면 25년 할부로도 집을 살 수 있다고 한다.
원래 이 집터는 이집트의 사미 가예드 왕자가 소유했었는데 1987년 대형 화재로 집이 다 탄뒤 이곳을 팔아버리자 그 터를 2000년 부동산 투자회사인 라이머(Rymer)사 회장 레슬리 알렌 베르코(Lesley Allen-Vercoe)가 사들였다. 알렌 베르코는 약 400억원에 이 땅을 사들였고 집을 짓는데만 700억원 정도를 투자했다. 대부분 은행에서 대출 받은 돈이다. 2003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짓기 시작해 이제 거의 마무리 공사단계에 들어갔다.
과연 살 사람들이 있을까. 개발업자 알렌 베르코는 아주 긍정적이었다. “저흰 600여명의 억만장자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들 중 집을 보러온 사람이 수십명 됩니다. 사겠다고 뜻을 비춰온 억만장자는 5명쯤 됩니다. 모두 아랍과 중국, 러시아 재벌들이죠. 평생 자랑이 될만한 집을 갖고 싶거나, 화려한 외교 공간을 원하시는 분들은 ‘업다운 코트’로 오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