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잠정 중단

워싱턴州서 광우병 추정 젖소 발견
육가공품도…유통중인 쇠뼈·내장 판매중지
  • 등록 2003-12-25 오전 10:33:41

    수정 2003-12-25 오전 10:33:41

[조선일보 제공] 미국에서 광우병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가 발견됨에 따라 한국 농림부는 24일 미국산 쇠고기와 육가공품 등 관련 제품 수입을 잠정 중단시켰다. 광우병은 소에 발생하는 치명적인 뇌질환으로, 감염된 쇠고기를 사람이 섭취할 경우 아주 드물지만 3개월~1년 안에 사망하는 ‘인간 광우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농림부는 또 24일 이전에 수입됐으나 아직 검역이 끝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와 육가공품의 반입도 전면 중단시키고, 시중에 유통 중인 쇠뼈·내장·척추 등 살코기 이외 부위의 판매도 잠정 중단토록 했다. 그러나 이미 유통 중인 미국산 살코기는 인체에 해를 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판매를 계속 허용키로 했다. 우유 등 유제품은 광우병과 관계가 없어 수입과 판매 규제를 내리지 않았다. 농림부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 제품 수입을 무기한 전면 중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미국산 쇠고기는 국내 쇠고기 시장의 44%(11월 말 기준)를 점유하고 있어 수입이 전면 중단될 경우 쇠고기 공급 부족과 한우 가격 폭등 등 큰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날 “소·양 등 반추동물(음식을 되새김하는 동물)을 원료로 제조·가공한 의약품과 의약외품, 화장품, 의료용구·원료를 미국에서 수입할 경우 광우병 미감염 증명서를 제출하는 경우에만 허용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광우병이 발병했던 국가는 영국·캐나다 등 23개국이며, 한국은 해당 국가의 쇠고기 및 관련 제품 수입을 완전 중단시켜 왔다. 앤 베너먼 미 농무부 장관은 24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병에 걸린 것으로 보이는 소로 만든) 생산품이 이미 도축시설에서 가공시설로 간 것으로 알고 있으며 현재 이를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쇠고기 약 1만 파운드(3720㎏)에 대한 리콜(recall·무상교환)을 발표했다”면서 “계속해서 생산품의 유통경로를 추적해 식품공급에서 제외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3일 베너먼 장관은 “워싱턴주 중남부에서 사육하던 홀스타인 젖소 한 마리가 광우병 양성 반응을 보여 이 소에서 채취한 샘플을 영국으로 보내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조사 결과는 이르면 3~5일쯤 뒤 나올 예정이다. 미국 쇠고기 최대 수입국인 일본과 러시아·싱가포르·호주·대만·말레이시아·태국·홍콩 등 각국도 이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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