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개최된 선진국 G8 정상회담에 참석한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 수요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시장이 그렇게 결정했기 때문"이라며 강한 달러화 정책을 고수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부시 대통령은 "달러화 강세는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면서 "달러 강세는 수출에 타격을 주지만 자본유입을 촉진함으로써 미국 경제의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침체와 고용불안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부시 행정부는 강한 달러정책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어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브리핑닷컴은 부시 대통령이 강한 달러화가 수출에 타격을 준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은 제조업부문으로부터의 로비압력을 견뎌낼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국구매관리자협회와 미국 농업연맹은 지난 수요일 부시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달러화 강세가 농업 및 제조업부문의 수출에 악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강한 달러화 정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의 강한 달러화 정책은 클린턴 행정부의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으로부터 시작됐지만 도이치방크의 외환리서치 담당 책임자인 마이클 로젠버그는 "누가 미국내 정권을 장악하던지 간에 미국은 강한 달러화 정책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강한 달러화 정책을 통해 자본유입을 유도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외국인들의 미국 회사채와 주식매입규모는 엄청나게 증가해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분을 보전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ISI그룹의 정치경제학자인 톰 갤러거는 "불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가계와 기업들은 지출을 더 늘여야 하는데 이같은 지출은 결과적으로 미국으로 유입된 외국 자본이 그 자금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갤러거는 지난 92년만해도 경상수지 적자의 보전에 세계 자본흐름의 20%가 미국으로 유입됐지만 최근에는 64%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HSBC의 수석 통화전략가인 마크 챈들러는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연준의 금리인하 능력에 치명타를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챈들러는 "달러화 약세는 외국 주식 및 채권의 수요부진과 함께 미국내 금리 상승과 주가 하락, 성장 둔화, 그리고 외국 상품에 대한 수요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미국의 경기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이 지적한 바와 같이 결국 강한 달러화 정책은 두가지 상반된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같은 정책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