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시장조사기관 유비리서치의 이충훈 대표는 XR 기기의 영향력을 이같이 평가했습니다.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XR 기기에서도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죠. 자동차와 더불어 XR에 디스플레이업계가 꽂힌 이유입니다.
XR 핵심 마이크로 디스플레이…1인치에 픽셀 수천개
XR 기기는 여러 기술의 복합체이지만 그중에서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가 핵심으로 꼽힙니다. XR 기기가 제공하는 화면을 사용자가 보려면 이에 적합한 디스플레이가 필수이기 때문이죠. XR 기기에 사용하는 디스플레이 패널은 일반적인 디스플레이 제품과 다르다는 뜻입니다.
XR 기기는 디스플레이 화면이 눈에 밀착하거나, 혹은 딱 붙지 않더라도 눈과의 거리가 가깝습니다. 그렇기에 더 많은 화소(픽셀)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화소 간 경계선이 보여 몰입감이 떨어지고 사용자가 어지러움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어떤 디스플레이 소자를 올리느냐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액정표시장치(LCD) 계열의 LCoS(엘코스·Liquid Crystal on Silicon),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활용한 OLEDoS(올레도스·OLED on Silicon) 그리고 발광다이오드(LED) 기반의 LEDoS(레도스·LED on Silicon)입니다.
엘코스는 웨이퍼에 LCD 소자를 구성한 방식으로 외부 광원의 도움을 받아 화면을 구현합니다. 지난 1970년에 최초로 등장해 빔프로젝터에 쓰이고 있고, 현재 주류인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이기도 합니다.
올레도스는 자체 발광하는 OLED 소자를 입힌 방식입니다. 덕분에 외부 광원도 필요 없죠. 고화질 및 초고해상도 화면 구현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레도스는 무기물 소자인 자체 발광 소자 LED를 올린 건데 색재현률이 높고 올레도스보다 밝기(휘도)가 높습니다. 가장 진화된 기술은 레도스로 꼽히지만 그만큼 높은 공정 난이도와 비싼 가격이 단점이죠. 중장기적으로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시장이 레도스를 향해 나아가겠지만, 당장 XR 기기를 만드는 애플 등 세트업체들은 대체로 경제성 때문에 올레도스를 중심으로 제품을 준비 중입니다.
|
세트가 없으면 관련 부품산업도 발전할 수 없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디스플레이 기업 BOE는 이미 올레도스를 상업화했고 일본 소니도 올레도스 패널을 양산 중입니다. 미국 디스플레이 기업 이매진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산업의 강자죠.
|
예컨대 일본 소니는 반도체 파운드리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직접 반도체 기판 설계와 생산, 패널 제작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죠. BOE도 자국 내 파운드리 기업인 SMIC에서 기판을 공급받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패널을 만들고 있습니다.
다행히 국내 기업들도 상호협력의 첫발을 떼며 선발업체들을 추격하고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올레도스 개발을 위해 LX세미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과 손을 잡았습니다. LX세미콘이 칩을 개발하고 SK하이닉스가 웨이퍼를 만들죠. LG디스플레이는 소자 증착 등을 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