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경기 방어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2차전지주의 단기 급등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임에 따라,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는 방어주로 수급이 넘어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그동안 소외됐던 바이오주가 경기 방어주로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4월3일~7일) KRX헬스케어 지수는 2729.90으로 마감해 지난달 말(3월31일, 2577.24) 대비 5.92%(152.66포인트) 상승했다. KRX300헬스케어 지수도 5.86%(131.80포인트) 오른 2380.09로 마감했다. 두 지수는 전체 KRX 지수 중 상승률 상위 1·2위를 차지했다.
| 출처=마켓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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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와 비교하면 헬스케어지수 상승률은 큰 차이를 보였다. 코스피는 지난 7일 2490.41로 거래를 마쳐 지난달 말(2476.86) 대비 0.55%(13.5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닥은 2차전지 강세가 이어지며 3.84%(32.55포인트) 상승했지만, 헬스케어지수에 비하면 오름 폭이 작았다.
이달 들어 헬스케어지수의 상승률이 높아진 것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 영향을 덜 타는 바이오 종목의 특성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바이오주는 경기 침체 여파에도 의약품 소비 둔화할 여력이 적은 데다, 원재료 수입 비중이 낮아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인다.
이미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수 상위 종목에 바이오 종목을 편입하기 시작했다.
셀트리온(068270)은 외국인 순매수 상위 6위로 진입했다. 이달 들어 410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 역시 셀트리온을 두 번째로 많이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수 금액은 792억원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1분기 바이오시밀러 매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30%대 영업이익률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점, 올해 4분기 램시마SC 미국 허가가 기대되는 점이 호재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외국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에스티팜(237690) 등도 적극 매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39억원 순매수돼 상위 21위에 올랐다. 에스티팜은 순매수 상위 23위로 119억원 담겼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 매출이 올해 3부기부터 반영됨에 따라 올해 연간 매출이 12.7% 성장이 예상된다. 에스티팜은 올리고 원료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수요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기관은 이달
한미약품(128940)을 256억원 담았다. 이에 순매수 순위 상위 11위로 진입했다. 한미약품은 로수젯 중심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펩타이드 CDMO 사업 관련 유럽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미국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고용 지표 부진, 3월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지수 기대치 하회 등 시장의 초점이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에서 경기 둔화로 맞춰지고 있는 만큼, 방어주로서 바이오주가 두각을 나타낼 것이란 평가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침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을 대비해 바이오, 필수소비재와 같은 경기 방어주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며 “바이오는 현재 미국, 한국 정부의 지원책과 다가올 미국암연구학회(AACR)라는 이벤트까지 더해져 수혜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