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하상렬 기자] 우리나라 수출을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가 달러화라는 분석이 나왔다. 달러화가 작년 10월 정점을 찍고 크게 급락한 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달러화 약세에 세계 교역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우리나라 수출도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사상 최악의 무역수지 적자도 개선이 예상된다.
|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신현송 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회 대한상공회의소-한국은행 세미나’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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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은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 ‘경제 패러다임 변화아 한국 경제의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의 한국은행·대한상공회의소 제1회 공동세미나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신 국장은 환율 등 달러화를 통한 금융사이클이 무역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거론되는 무역 분절화가 세계 교역 규모 축소, 우리나라 수출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달러화 강세가 악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세계화의 동력은 제조업인데 제조업은 주로 달러화로 총자산의 35~50%를 차지하는 운전자금을 조달한다. 달러화가 강세가 되면 운전자금 조달이 쉽지 않고 그로 인해 세계 곳곳에 재고를 쌓지 못하고, 제조업 수출이 위축된다는 평가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운전자금 조달 비용이 하락하면 교역 규모가 증가하고 수출도 빠르게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신 국장은 “달러화가 작년 10월 정점을 찍고 하락한 데다 인플레이션 전망이 현 수준을 유지하면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무역이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신 국장과 대담을 가진 이창용 한은 총재는 신 국장의 전망을 기반으로 무역수지의 개선을 기대했다. 이 총재는 “달러화가 떨어지고 무역수지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믿겠다”며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으로 중국 여행객들이 한국으로 올 경우 경상수지 개선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 총재는 “올해 중국이 5% 넘게 성장할 것이지만 그 성장의 수혜를 한국이 얼마나 누리게 될지는 모르겠다”며 “지난 20년간 누렸던 중국 특수가 사라지고 있어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