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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연준의 피봇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달 30일 있었던 브루킹스 연구소 연설에서 파월 의장은 “과잉긴축을 원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는데, 이는 ‘과한 긴축이 덜한 것보다 낫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같은 날 나온 연준의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은 물가상승 속도가 느려졌고 경제 불확실성이 증대됐다고 보고했다. 미국 ADP는 11월 들어 민간부문 고용이 12만7000개 늘었다고 집계했다. 이는 컨센서스 20만 명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긴축 속도조절론에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그동안 증시를 지탱해오던 대형주 대신 소형주가 주목받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 대형주는 0.23%, 중형주는 0.21% 하락했으나 소형주는 1.46% 상승했다.
다만 한국의 수출 성적표가 신통치 않은 데다 외국인 투자자 유입을 이끌어내고 있는 원화 강세의 지속성을 자신하기 힘든 것은 우려스럽다. 지난 1일 발표된 한국 11월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이 감소하며 전년동월대비 14.0% 줄었다. 글로벌 경기둔화 및 화물연대 운송거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서 25.5% 급감한 데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역시 13.9%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파월 의장이 12월 FOMC에 대한 힌트를 제시한 만큼 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지 않는다면 연준 정책에 대한 시장의 낙관적인 전망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코스피 지수 전망치를 2420~2540선으로 제시하면서도 “한국 주식시장 상승의 주요 수급 주체였던 외국인의 순매수 흐름은 점차 완만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원화 강세가 빨랐던 만큼 환차익 메리트가 줄어든 탓”이라 말했다. 관심업종으로 인터넷, 헬스케어, 신재생에너지, 원전 등을 꼽았다.
12월 FOMC 이전까지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가 현재 진행형인 베어마켓 랠리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와 관련해 사전·후 경계감은 앞서간 시장 기대와 엄중한 매크로 현실간 이격 조정을 자극할 수 있다”며 “국내외 시장금리 추가 상승을 통해 밸류에이션 상승을 제약 또는 되돌리는 역풍으로 기능할 개연성이 높은 만큼 산타랠리보다는 깔딱고개 구간에서의 시장 숨고르기 전환가능성에도 무게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