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요즘 중국 경제는 ‘세계의 공장’이라는 말이 무색한 지경이다. 올해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3.9%에 불과했다. 1분기 4.8%, 2분기 0.4%를 각각 기록했다는 점에서, 올해 정부 목표치(5.5%)는 물 건너갔다는 평가다. 한해 10% 넘게 성장하던 중국의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다.
| 지난달 23일 모습을 드러낸 중국의 최고 지도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맨 왼쪽)과 (윗줄 왼쪽부터) 왕후닝, 차이치, 자오러지, (아랫줄 왼쪽부터) 리시, 리창, 딩쉐샹 등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중전회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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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집권 3기를 공식 출범했다. 상무위원 7명을 모두 자신의 사람으로 채우며 막강 권력을 과시했다. 그렇다면 ‘시진핑 파워’는 위기의 중국 경제를 구해낼 수 있을까. 조지 매그너스 옥스퍼드대 교수는 이데일리가 이같은 질문을 던지자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그의 공식 직함은 옥스퍼드대 중국학센터 연구원으로 중국 연구에 특히 매진하고 있다.
매그너스 교수는 최근 나온 주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의 보고서를 거론하면서 “기업들은 중국의 지배구조 시스템에 지치기 시작했다”며 “많은 회사들은 지금 중국 밖에서 그들의 미래 투자를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막 끝난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의 메시지는 ‘제로 코로나’의 조기 종료는 없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U 상공회의소는 최근 연간 보고서를 통해 “제로 코로나로 세상에서 멀어지는 중국의 움직임은 이념이 경제를 압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기업 환경을 비(非)정치화하고 당국이 기업을 처벌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그너스 교수는 아울러 급격한 인구 고령화를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고령화로 인해 노동력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14억 인구를 기반으로 한 중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 꺼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3년 10억582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0년 9억6776만명으로 줄었다. 앞으로 더 감소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