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미국의 다수 대학들은 총장선출방식으로 직선제가 아닌 초빙제를 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을 두고 대학을 혁신할 인물을 찾아 총장으로 초빙하는 방식이다.
|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하버드대 전경. (사진=이미지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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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이데일리의 취재를 종합하면 하버드·예일·코넬대 등 미국 유명 사립대뿐만 아니라 UC버클리·UCLA와 같은 주립대는 ‘총장 초빙제’를 실시한다. 이들은 총장 선출을 위해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를 꾸려 대학 혁신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년까지 검토해 초빙한다.
총추위는 대학마다 조금씩 구성이 다르지만 대부분 교수·이사 등과 소수의 학생·직원·동문 등으로 구성된다. 이렇게 구성된 총추위는 총장 임기 만료 전 약 1년 전 출범해 역량을 가진 총장 후보자를 찾는다. 수십명의 내·외부 인사를 후보에 두고 인터뷰·세평·학내 구성원 의견수렴 등 1년에 가까운 평가를 거쳐 3~4명의 최종 후보자를 결정한다. 이후 이사회의 최종 판단에 따라 총장이 결정된다.
다수의 미국 대학은 총장 선출을 위해 전문 컨설턴트를 고용, 총추위에 참여시키기도 한다. 박엘리사 전 숭실대 교수의 논문 ‘세계 우수 대학 총장선출 제도’에 따르면 총장 초빙을 위해 전문 컨설턴트를 고용한 미국 대학은 국공립 66.2%, 사립 64.1%에 달한다. 텍사스주 댈러스에 위치한 고등교육 관련 컨설팅 기관 ‘R.윌리엄펑크어소시에이츠’의 최고경영자인 윌리엄 펑크는 지금까지 약 300명의 총장·학장 등 선출 과정에 관여했다.
하버드대의 경우 이사회와 전임 총장 등으로 구성된 총추위를 통해 약 1년간 대학 혁신에 적합한 인사를 물색토록 하고 있다. 도덕성·비전 등을 철저히 검토하고 교수·학생·동문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후보자 인터뷰를 거쳐 3명의 최종 후보를 선출한 뒤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총장을 임명한다.
미국 대학 총장 선출 제도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긴 임기를 보장한다는 점이다. 송영식 전 한국대학법인협의회 사무총장의 논문(대학의 경쟁력 제고와 대학총장 선출제도)에 따르면 한국 대학 총장 재직 기간은 평균 4년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장기적 대학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지난 150년간 하버드대의 총장 평균 재임 기간은 20년에 달한다. 21대 하버드대 총장인 찰스 엘리엇 전 총장은 1869년부터 40년간 총장으로 재임했다. 광주교대 총장을 역임했던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총장 초빙제를 채택, 외부 인사 등을 총장으로 초빙하는 미국 대학의 경우 총장이 개혁을 완수할 수 있게 임기를 보장해주는 것이 장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