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상 이 작품]젊은 K무용수들이여, 별을 쏴라

[홍성욱 와이즈발레단 예술감독] 이탈리아 최고의 무용수 로베르토 볼레는 자신의 이름을 딴 ‘로베르토 볼레와 친구들’이라는 타이틀로 스타 무용수들과 갈라 공연을 선보이며 전 세계를 순회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콘셉트로 갈라 공연을 기획해 성공을 거둔 젊은 무용가들이 있다. 바로 ‘이발레샵 그리고 윤별과 친구들’이다.

지난 8월 6~7일 양일간 성남아트리움 대극장에서 열린 ‘이발레샵 그리고 윤별과 친구들’에서는 젊은 기획자인 이프로덕션의 이영도 기획감독, 윤별 예술감독이 젊은 발레 스타들과 한자리에 모여 멋진 공연을 펼쳤다.

이 공연은 2021년에 먼저 이뤄졌다. 처음에는 팬층이 두터운 윤별이 중심이 돼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펼쳤다. 올해는 새로운 문화 사업을 시작하는 이발레샵이 함께 했다. 이발레샵은 20년 전 오픈한 발레 전문 쇼핑몰이다. 성미화 이발레샵 대표는 언젠가는 공연 문화 사업에 도움이 되고 싶었고, 이영도 기획감독을 필두로 이프로덕션을 만들었다. 첫 기획공연으로 ‘이발레샵 그리고 윤별과 친구들’을 선보인 것이다.

필자는 젊은 무용수들이 의기투합해 모든 것을 기획·연출하고,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것에 박수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 젊은 무용수들은 여러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연을 알리고, 공연 정보를 끊임없이 노출시키며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이란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내년, 내후년이 더 기대되는 공연이 됐다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발레 관객들은 벌써부터 내년의 레퍼토리와 라인업을 기대하고 있을 정도다. 올해가 두 번째지만 매년 해왔던 공연처럼 관객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틀간의 공연 프로그램은 클래식 작품들로 구성됐고 몇몇 창작 안무도 선보였다. 출연한 모든 무용수들은 흠잡을 데 없이 무대에서 많은 끼를 보여줬고 뛰어난 테크닉으로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특히 커튼콜은 가벼운 무대인사로 끝나지 않고 브라스 밴드의 라이브로 또 하나의 멋진 작품을 본듯한 기분까지 느끼게 했다.

라인업은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젊은 스타 무용수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국립발레단 간판스타 박예은, 유니버설발레단 간판스타 이현준, 강민우를 비롯해 헝가리 국립발레단의 김민정·이유림, 영국 로열발레단의 박한나·김보민, 파리 오페라발레단의 윤서준, 전 툴사발레단의 이승현, 국립발레단의 떠오르는 스타 안수연과 김별 그리고 엄진솔이 출연했다. 이외에도 이원설, 이은수, 김시진과 함께 선화예술고등학교의 영스타 이승민 군이 출연해 다양한 레퍼토리로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최근 발레 관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발레 마니아들도 증가하고 있다. 스타무용수들의 팬덤이 생기면서 공연장으로 관객을 불러오는 순환구조가 되고 있다. 현재 세계 각지의 유수 발레단에서 한국인이 주역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K팝, K드라마에 이어 곧 K발레 시대가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젊은 무용수들의 용감한 도전과 추진력에 박수를 보낸다. K발레의 미래를 기대하기에도 좋은 시점이다.

‘이발레샵 그리고 윤별과 친구들’ 공연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