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인재 영입 1호` 천하람 변호사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근처 카페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천 변호사는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으로 `30대 호남 정치인`이다. 6·1 지방선거 직후 이준석 대표가 ‘공천 개혁’을 골자로 띄운 혁신위원회에 가장 먼저 영입됐다.
그는 “민심을 잘 따라가는 공천을 한다는 것이 깔려 있으면 소신 있는 의정 활동을 이끌어낼 수 있는 하나의 제도가 된다”며 “당이 윤석열 정부에 늘 `예스`(YES)만 하자는 것이 아니라 각을 세우고 민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미스터 쓴소리` 금태섭 전 의원처럼 소신 발언을 해도 괜찮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
천 변호사는 반대로 현재 민주당의 상황을 두고 `정치적으로 가난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 청년들은 당에 비판하는 것에 대해 훨씬 소극적이고 겁에 질려있다”며 “이번에 다시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민주당에서 나왔다는 것은 `586용퇴론`을 말한 박지현이라는 인물을 사라지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박지현이라는 인물이 제안한 어젠다도 파묻어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의미에서 천 변호사는 이제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이후`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이준석 개인이 2030을 위한 하나의 시스템 역할을 하고 있다. 1인 게이트 키핑을 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버전이 `으뜸 당원` 같은 것 같다. 당원 교육을 받고 당내에서 성장하고 선거까지 나갈만한 사람을 길러 내는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호남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번 6·1 지방선거 국민의힘은 호남지역 3곳에서 치러진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모두 선거비용 전액 보전 기준인 15% 이상의 득표율을 올렸다. 천 변호사는 “잘 나갈 때 혁신해야 한다”며 “과거 우리 당은 호남에서 `전두환 정당` 같은 느낌 때문에 사랑을 많이 못 받았다. 이준석 대표를 보면 전두환이 안 떠오른다. `확실히 이 당이 과거 욕했던 당과 다르구나`는 이미지를 준다”고 했다. 천 변호사는 “2년 뒤 총선에서는 호남에서 감투를 쓰지 않더라도 우리 당에 들어와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제도들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위원회 출범이 순조롭지만은 않다. 당내에서는 이준석 대표를 두고 `자기 정치`를 하는 것이라는 반발이 나온다. 이에 맞서 차기 당권 장악을 위한 `세력화 움직임`도 보인다. 이에 대해 천 변호사는 “혁신위는 애초 각각 최고위원들이 인재를 영입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준석 혁신위’가 될 수 없다. 조금만 더 구성되는 것을 기다려달라”며 “이준석 대표의 임기를 존중하는 한에서 당내에서 각자가 치열하게 당 대표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은 정상적이고 건강한 정당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
- 혁신위원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달라고 1호 위원으로 부름을 받으셨나.
△최재형 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회 최근까지 같이 했다. 그러면서 이게 과연 맞는거냐, 최선이냐 싶은 공감대를 같이 형성할 때가 많았다. 공천 룰이라든지 제도라든지 이런거 좀 같이 살펴보자고 했다. 또 제가 30대인 만큼 청년 관련 생각, 또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으로 최근 호남 지지율이 많이 올라왔는데 조금만 관리를 안하면 금방 없어진다. 이것을 뒷받침할 제도적 시스템 만들어보자는 취지 아닐까 추측한다.
- 혁신위에서 공천뿐 아니라 당 운영, 제도 등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보는 작업을 할 것 같다. 가장 최우선적으로 바꿔야할 것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준석 이후’를 좀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당이 2030으로부터 나름대로 지지와 관심을 받은 게 오래되지 않은 일이고 지금은 이준석 개인이 2030을 위한 하나의 시스템 역할을 하고 있다. 2030 젊은 당원이 당 운영에 대해 할 말이 있으면 이준석 대표에게 SNS 메시지를 보낸다. 이준석이 ‘1인 게이트 키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준석 이후를 준비해야 된다. 이런 아이디어의 현실 참여 버전이 ‘으뜸 당원’ 같은 것이다.
호남에 있어서는 생각이 있는 사람이 당협위원장과 친하지 않더라도 내지는 기존의 그 시스템에 못 들어가더라도 우리 당에 들어와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제도들을 좀 열어줘야한다.
- 당 내에서 혁신위 자체 찬반 논쟁도 나온다.이준석 대표의 ‘자기 정치’, ‘이준석 혁신위’라는 말도 나오는데, 왜 그런거라고 보는가.
△애초 각각 최고위원들이 위원을 임명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준석 혁신위`가 될 수 없다. 좀만 더 구성이 되는 것을 기다려주면 좋겠다.
또 기본적으로 당협위원장들이 혁신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기득권 유리한 쪽으로 작용하지 않아서 좀 걱정될 수 있다. 차기 당 대표 준비하는 입장에서 당협위원장들 불안감을 선제적으로 대변해주고 어루만져주는게 표심얻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두번째는 이준석 대표를 비판하면 장사가 된다 엄청난 주목을 받는다. 인지도 높이는 겸 안정적 당 운영 간접적 약속하는 포석 깔린 것으로 보인다. 또 이제 이준석 대표가 워낙 과거의 정치 문법에서는 좀 익숙지 않은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준석 대표가 과연 이 평시에 당을 이끄는 데 적합한 인물이겠느냐라고 하는 개인적인 불신 같은 것도 있을 수 있다.
- 당 내 김기현 의원의 공부 모임, 안철수 의원도 세력화 조짐 등이 보이는데 어떻게 보고 있나.
- 민주당에서도 ‘개혁과 혁신’을 말하는데 그것과 국민의힘의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경영학계에서 이런 얘기를 한다. 회사 같은 경우도 잘 나갈 때 혁신해야한다. 공천 혁신이라든지 정당의 인재 양성과 육성 등 등용에 대해 혁신하기에 국민의힘이 굉장히 좋은 지점이다. 대신 그만큼 기득권의 저항도 많을 것이다. 민주당은 이제는 정치적으로 가난해졌다고 본다. 정말 개혁이 간절했으면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안 나왔을 것이다. `586용퇴론`을 말한 박지현이라는 인물이 사라지는 것뿐만 아니라 박지현이라는 인물이 제안했던 어젠다도 파묻어버리는 것이다. 민주당에서 할 수 있는 유의미한 개혁은 쓴소리하는 사람들을 북돋아주는 것 밖에 없다.
- 혁신위 차원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가.
△당이 대통령실에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사실 체계적인 장치들을 좀 만들어 놓으면 좋겠다. 민심과 어긋나는 방향의 정책 수립에 당이 각을 세우고 민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총선 제도 공천이라는 것이 단순 공천 제도 자체가 아니라 민심 잘 따라가는 공천을 해준다는 게 있으면 훨씬 더 소신있는 의정 활동을 이끌어낼 수 있는 하나의 제도가 되는 것이다. 총선 공천이 소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측근들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면 누가 대통령한테 쓴소리를 하겠냐. 쉽게 얘기해서 ‘금태섭 엔딩’은 최소한 막아주겠다는 것이다. 늘 ‘예스’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 이번 지방선거에서 호남 광역단체장 3곳에서 득표율이 15%를 넘었다. 이준석 대표가 호남 민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가.
△국민의힘이 호남에서 사랑을 많이 못받은 근본 이유가 우리 당이 `전두환 정당` 같아 보이는것 때문이다. 지금은 전두환 관련 사람이 전혀 없지만 호남 지역에서 보셨을 때는 전두환의 후신이라는 느낌이 있는데 이준석 대표를 보면 전두환이 전혀 안 떠오른다. 확실히 이 당이 과거 욕했던 당과 다르구나 느끼실 것이다. 이번에 이준석이라는 새로운 인물에 걸맞는 새로운 이미지로 이준석 행보가 굉장히 시너지를 잘 내고 있다.
- 호남 민심이 앞으로 총선까지 이어지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 것 같은가.
△이번에 호남에서 선거 비용 보전을 받는 15% 득표율을 넘었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크다. 비용이 많이 드는 광역단체장 같은 경우 좋은 인재들을 꾸준히 공천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지역 활동을 오래한 조배숙·이정현 후보 외 주기환 후보까지도 15%를 넘겼다는 건 굉장히 의미가 크다. 또 이번에 한 명이지만 광주에서 광역 비례 시의원이 나왔다. 시민 입장에서는 국민의힘이 삶에 아무 상관없다가 민원을 가져가서 해결할 수 있는 통로가 나왔다는 것이다. 새로운 인물들이 지역에서 조금씩 뿌리 내리면서 지역민들 마음을 얻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