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힘찬종합병원 가정의학과 김선숙 과장은 “젊은 여성이나 성장기 유아동, 청소년기의 철결핍성 빈혈은 체내에 필요한 철의 양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일종의 결핍 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와 달리 성인 남성이나 완경기 여성, 60대 이상 노년층에게서 나타나는 빈혈은 간혹 다른 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 반드시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자주 숨차고 가슴이 뻐근하다면 빈혈 의심
가장 흔하게 겪는 철결핍성 빈혈은 체내 저장된 철이 충분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철은 적혈구 내에 있는 혈색소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부족하면 적혈구 생성에 문제가 생긴다. 우리 신체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는 적혈구 수치가 정상보다 낮으면 저산소증을 비롯해 다양한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혈중 혈색소 농도로 진단하는데 성인 남성 13g/dL, 성인 여성 12g/dL, 임산부는 11g/dL미만일 때 해당된다.
철결핍성 빈혈은 영유아나 청소년, 임신과 수유기의 젊은 여성이 주로 겪는다. 성장과 임신 등으로 체내 철 요구량은 높은데 실제 섭취량이 부족하거나 위장기능이 저하돼 철분 흡수가 충분하지 않을 때 생긴다. 또 소화성 궤양, 월경 과다, 치질 등과 같은 출혈로 철 배설량이 증가해 발생하기도 한다.
◇ 단순히 어지럽다고 무분별한 철분제 복용은 금물
하지만 50대 이상의 완경기 여성, 60대 이상의 노년층, 성인 남성에서의 빈혈은 단순히 철분 부족 때문이 아니라 다른 원인 질환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콩팥병, 류머티즘 관절염 등 만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자가면역 질환인 루푸스나 하시모토 갑상선염, 림프구 백혈병, 골수 조혈 기능 이상일 때도 빈혈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빈혈의 종류가 다양하고 원인 질환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지므로 단순히 어지럽다고 해서 정확한 진단없이 무분별하게 철분제를 복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특히 고위험군에 속하는 가임기 여성과 영양 섭취가 부족한 60대 이상의 노년층, 장내 출혈이 발생할 수 있는 염증성 장질환자 등은 별다른 이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빈혈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김선숙 과장은 “간혹 빈혈이 의심된다고 임의로 철분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신체에 필요한 수준보다 더 많은 철분이 지속적으로 들어오면 몸의 여러 조직 안에 축적된다. 췌장, 생식선, 갑상선, 뇌하수체 등의 내분비기관이나 심장과 간 등에 축적되면 증상과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라며 “특히 빈혈의 원인이 암이나 백혈병과 같은 중대 질병이라면 치료 시기를 놓쳐 병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정확한 검사 후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를 것”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