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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의료기기 수출 증가세는 수치상으로도 드러납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에 따르면 2016년 당시 29억 2000만달러에 불과했던 의료기기 수출액은 이듬해 31억 6000만달러, 2018년 36억 1000만달러로 늘어났습니다. 이어 2019년에는 37억 1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78.9%나 증가한 66억 4000만달러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의료기기 수출 증가는 코로나19 상황과도 무관치 않았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의료기기 수출 품목 상위에 디지털 엑스레이와 초음파 영상진단장치 등이 있습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폐 등을 촬영하기 위한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의료기기 수출 증가세 뚜렷해
우리나라 의료기기 업체들이 해외로 뻗어 나가는 데는 4차산업혁명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4차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는 게 핵심인데요.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정보통신기술이 진화하는 국가죠. 일례로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우리나라가 2019년 4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우리나라 의료기기 업체들이 자사 제품에 정보통신기술을 빠르게 접목하면서 그동안 미국 GE와 유럽 지멘스, 필립스 등 해외 업체들이 장악해온 의료기기 시장에서 ‘메이드인 코리아’가 두각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죠.
디알텍은 올해 2분기 ‘깜짝’ 실적을 일궜는데요.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42% 늘어난 209억원이었습니다. 이 회사가 분기 매출액 2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24억원을 올리면서 전년 동기 8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12%)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 디텍터를 활발히 수출했기 때문입니다. 디알텍 매출액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5% 수준입니다.
디알텍은 2000년 설립한 이래로 디텍터에 주력해왔는데요. 여기에 지난해 디텍터에 이어 엑스레이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기도 했습니다. 엑스레이에 들어가는 디텍터, 그리고 엑스레이까지 직접 업계에 공급하면서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디알텍·레이·비올 등 의료기기 수출 ‘두각’
다음으로 레이(228670)(Ray)는 치과용 엑스레이 분야에서 주목을 받는 업체입니다. 이 회사 역시 올해 2분기에 괄목할만한 실적을 거뒀는데요.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무려 3배(204%) 증가한 237억원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49억원을 올리면서 전년 동기 22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매출액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2%에 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비올(335890)(VIOL)입니다. 이 회사는 피부과 의료기기에 주력하는데요. 종전 피부과 의료기기는 피부 진피가 아닌 표피에 조사하기 때문에 피부 개선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올이 보유한 고주파 원천기술을 활용하면 진피까지 자극을 전달해 피부 개선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비올은 매출액 중 북미와 유럽 등 해외에 수출하는 비중이 77%에 달합니다.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0% 늘어난 44억원이었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출시한 피부과 의료기기 ‘실펌X’를 올해 2분기부터 미국 등 해외 시장에 수출하면서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입니다. 비올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장비 중견기업인 디엠에스(DMS(068790)) 자회사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과 함께 4차산업혁명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4차산업혁명 흐름을 타고 그동안 미국과 유럽, 일본 등 해외 의료기기 업체들이 주도해온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 ‘K의료기기’ 열풍이 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