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광고장이’ 황보현(사진) 솔트룩스 부사장(CCO·최고창의력책임자)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마케팅에 대해 묻자 대답 대신 퀴즈를 먼저 냈다. 황 부사장은 6월 23~24일 ‘자본주의 대전환: ESG노믹스’를 주제로 진행되는 ‘제12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마스터 클래스(ESG+ 브랜딩·마케팅·기술) 발표자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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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존재이유 고민…소비자는 이미 ESG化
황 부사장은 “MS가 반나절 만에 기부 행사를 취소한 건 지진이라는 비극을 마케팅에 이용했다는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라며 “SNS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진 현재, 소비자는 기업의 진정성을 기막히게 파악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는 ESG라는 개념도 희박한 시절이었으나, 돌이켜보니 ESG 마케팅을 어떻게 하면 안 되는지 알려준 사례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ESG 열풍의 이유에 대해 황 부사장은 ‘기업의 존재 이유’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어떻게(How) 돈을 벌 것인가 또는 어떤(What) 사업을 할 것인가 아닌 기업 활동을 왜(Why) 하느냐는 더 본질적인 고민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등 비(非)재무적 ESG 요소가 중요해졌다는 게 황 부사장의 생각이다.
황 부사장은 “요즘 화장품은 동물테스트를 하지 않았다는 정보를 제품 용기 등에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회사가 동물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동물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잔인한 동물테스트를 거쳤는지를 검색해보고 서로 공유하며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이미 ESG화 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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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마케팅, 제품광고와 달라…“저절로 알려져야”
황 부사장은 ESG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알리는 것이 아니라 알려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람이 세차게 불면 독장수가 돈을 번다’는 일본 속담을 예로 든 황 부사장은 “바람이 세게 불어 장독이 깨지면 저절로 독이 팔리는 거지 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건을 사라고 설득하는 방식으로는 ESG 마케팅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제품 광고와 ESG 마케팅도 큰 차이가 있다. 정보전달이 주 목적인 제품광고는 일방적인 설명을 통해서도 제품에 대한 호감을 만들 수 있으나 ESG 마케팅은 다르다. 황 부사장은 “우리 제품의 어느 부분이 좋다는 자기 입으로 말하고 소문 낼 수 있지만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스스로 소문낼 수 없지 않나. 기업의 ESG 마케팅도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 철학과 관련 있는 ESG를 일방적으로 전달할 경우 ‘잘난 척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게 황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에게 기업의 ESG 이미지가 알려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ESG하려면 ESG하라…“실무적 조언 드릴 것”
그는 ESG 마케팅을 위해 고민하는 관련 업무 담당자에게 ‘ESG를 하려면 ESG를 하라’는 수수께끼 같은 조언을 했다. 황 부사장이 말하는 ESG는 제대로 ESG를 하기 위한 기업 환경 조성(Environment), 고객과의 쌍방향 소통(Socialize), 마지막으로 ESG 수준을 제대로 측정하고 계량화할 수 있는 등급(Grade)을 만드는 것이다.
황 부사장은 “전략포럼에서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ESG 마케팅의 핵심을 말씀드릴 예정”이라며 “마케팅 하는 여러분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 부사장은…△1962년 서울 출생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HS애드(전 LG애드) 최고 창의력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칸 크리에이티브 페스티벌 은상 △뉴욕 국제 광고제 금상 △뉴욕페스티벌 심사위원 △애드페스트 심사위원 △칸 광고제 심사위원 △이화여대 겸임교수 △솔트룩스 부사장(C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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