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EUV 기반 7나노 양산을 시작한 이후 초미세 공정 생산 규모를 확대하고 이제는 초미세에 적층 기술까지 접목해 시스템 반도체 초격차에 나서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에 한 발짝 더 다가간 것 같습니다. 오늘 ‘배진솔의 전자사전’에서는 새로운 기술인 X-Cube 기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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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를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정보처리를 목적으로 제작된 인간의 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 그래서인지 메모리반도체보다 시스템반도체의 설계 과정이 좀 더 복잡하고 다양합니다.
이전에 배진솔의 전자사전 <‘누가 더 높이 쌓나’…128단 낸드플래시>편에서 소개했듯이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이미 32단, 48단을 넘어 128단을 쌓고 이제 300단 이상의 초고적층 차세대 V낸드까지 넘보고 있는데요.
이제까지 시스템 반도체는 일반적으로 병렬로 나란히 배치해 설계했습니다.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신경망처리장치(NPU)등의 역할을 하는 로직 부분과 캐시메모리 역할을 하는 에스램(SRAM)부분을 평면으로 놓는 것이죠. 메인과 보조를 평면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연결하기가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캐시메모리는 자주하는 작업이나 동작을 저장해두는 임시기억공간으로 주기억장치인 디램(DRAM)을 통하지 않고도 빠른 작업을 가능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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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삼성전자 ‘X-Cube’기술을 살펴볼까요. 로직 칩을 밑에 깔고 에스램(SRAM)을 위에 올려서 하나의 칩으로 만듭니다. 개별 칩을 수직으로 적층해 크기를 줄이고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이고 지연시간을 최소화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오랜 양산 경험으로 완성도를 높인 실리콘 관통전극(TSV), 마이크로범프 패키지 기술이 3차원 구조 혁신의 핵심 역할을 했는데요.
마이크로범프 패키지 기술은 반도체 후공정인 패키징 공정인데요. 부피를 차지하는 금속 와이어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가 통하는 금속 물질인 ‘범프’라는 매우 작은 직경의 볼을 이용해 패키징하는 것입니다. 초고속·저비용·초소형 등 미래의 가정용 정보기술(IT)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 적합한 기술입니다.
또 X-Cube 기술은 위아래 칩의 데이터 통신 채널을 고객 설계에 따라 자유자재로 확장할 수 있는데요. 신호 전송 경로 또한 최소화할 수 있어 데이터 처리 속도 극대화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고객들이 선단 공정에서 3차원 반도체를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설계 방법론과 툴도 함께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죠. X-cube는 △모바일 △웨어러블 △슈퍼컴퓨터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시스템 반도체에서 미세공정이 진행될수록 적층기술을 활용할 여지가 크다”며 “더욱 구현하기 어렵지만 성능적인 장점이 많아서 시장성이 높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