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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해답은 중국이 갖고 있다.”
미국 상원 재정위원장 출신인 맥스 보커스 전 중국주재 미국대사는 “중국은 한국-미국-북한 사이의 협상에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장기적, 전략적으로 협상에 개입하고 싶어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12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첫날 ‘대한민국, 오늘과 내일’ 세션 대담에 앞서 특별 연사로 나선 보커스 전 대사는 “한반도 해결방안을 마련하려면 중국의 의견이 어떤지, 속내가 어떤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커스 전 대사는 중국이 어떤 의중을 갖고 있는지가 협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한국-미국-북한 사이의 협상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하지만, 중국이 원하는 방식, 즉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전략적으로 개입하고 싶어한다”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수석이 견제할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도 궁극적으로 양극화(미국과 중국)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런 상황이 벌어지길 바라지 않는다”며 “한국 그리고 다른 국가가 미국과 협력해서 양극화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미국과 중국, 양국이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되면 상황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게 보커스 전 대사의 생각이다.
실례로 그는 미중 무역분쟁을 꼽았다. 보커스 전 대사는 “관세 전쟁이 이뤄지고 있고, 이는 생산적이지 않다. 미국인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중국도 미국을 신뢰할 수 없게 되고, 미국 역시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주지 않는다. 서로 공격할수록 협조를 얻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과 미국의 협상 테이블에서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어내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이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고, 북한 입장에서도 핵무기나 미사일이 국제적인 지위를 보장하고, 체제의 안정을 보장해준다”며 “만약 이를 잃을 경우 권력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과 협상하려면 이런 점을 신중히 고려해 행동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보커스 전 대사는 “(북한과의 협상은) 쉽진 않을 것”이라며 “핵무기는 복잡한 상황이 개입된다. 신뢰를 갖고 서로를 대해야 한다. 단계적으로 쉬운 것부터 해결하고 나중에 어려운 걸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