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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일본 국토교통성은 올해 7월 1일 시점 전국 평균 지가가 지난해 7월보다 0.1% 상승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땅값이 전년대비 상승한 것은 거품경제 막판이 1991년 이후 처음이다. 거품경제가 극심했던 시기인 1990년 일본의 평균 땅값은 13.7% 상승했고 1991년에도 3.1% 올랐지만 이후 줄곧 내림세를 이어왔다.
전국 평균 주택가격은 1년 전보다 0.3% 떨어져 27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하락폭은 9년 연속 줄어들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교통이 편리한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올라간 도시가 전년 8개에서 11개로 늘었다.
가격 상승을 이끈 곳은 일본 대도시와 핵심지방도시의 상업지다. 도쿄(東京)와 오사카(大阪), 나고야(名古屋) 등 3대 대도시권의 상업지 지가는 4.2% 올랐고, 삿포로(札晃)와 센다이(仙台), 히로시마(廣島), 후쿠오카(福岡) 등 지방의 4개 핵심도시의 상업지 지가는 평균 9.2%나 상승했다.
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투자가 늘어난 반면, 인구 감소에 따른 일손 부족으로 노동자에게 좋은 근무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업무용 부동산 수요도 크게 늘었다. 오피스중개법인 미키상사에 따르면 8월 도쿄 도심 5개 구(치요다·중앙·미나토·신주쿠·시부야)의 오피스 공실률은 2.45%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 2007년 11월 공실률(2.49%)을 밑돌았다. 미쯔이스미토모트러스트기초연구소의 키타무라 쿠니오 연구이사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쾌적한 오피스로 이전하거나 지점 개설 등 실질적인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로 안정적이고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를 찾으려는 글로벌 투자자금의 유입 역시 땅값을 상승시켰다.
전국 주택지 평균 가격은 지난해 7월보다 0.3% 하락했으나 하락폭은 9년 연속 줄었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금리 정책을 지속하는 가운데, 역세권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1년 전보다 주택지 가격이 상승한 도시는 8곳에서 11곳으로 늘어났다. 지방 핵심도시 가운데서는 니가타시(新潟市)와 다카마쓰시(高松市)가 상승세로 전환됐다.
아울러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기점으로 가격이 정점을 달해 다시 하락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역대 올림픽 개최지 사례를 비춰봤을 때, 재정이 확대되는 동안은 ‘반짝 호황기’를 맞았으나 올림픽 개최비용 증가 등으로 오히려 경제가 침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내년 10월 소비세가 8%에서 10%로 인상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본은 신축 건물이나 맨션을 살 때 건물 부분에 해당하는 자산에 소비세를 내야 한다.
단, 니혼게이자이는 26일 일본 정부가 소비세 인상에 따른 부동산 경기 하락을 막기 위해 소비세 감면 기간을 현재 10년에서 1~5년 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