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내가 경고하지 않았느냐’는 식이다.
트럼프는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뭔가 일어날 것이다. 아마도 이 나라 전역에서 더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모두 우리가 약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너무 나약했다”면서 “우리는 수천 수만명이 이 나라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잠재적 테러리스트의 미국 입국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며 모든 무슬림의 입국을 금지하고 시리아 난민수용 반대하는 등의 극단적 공약을 선거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는 “우리는 이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우리나라를 파괴하도록, 또 덜 안전한 곳으로 만들도록 내버려두고 있다”면서 “우리가 그들의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무슬림이나 난민을 철저히 봉쇄하지 않으면 더 많은 테러가 벌어질 것이란 사실상의 협박이다.
트럼프는 “클린턴은 오바마 대통령이 입국을 허용한 사람(시리아 포함 중동 난민)들의 숫자를 더욱 늘리기를 원한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10만명 이상을 추가로 받아들였는데 클린턴은 550%나 더 늘리려고 한다. 무수한 사람이 이 나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데 그들이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지도자들은 단순히 나약한 게 아니라 멍청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바라보는 시각은 완전히 다르다. 트럼프가 오히려 테러 행위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슬림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을 주장하는 트럼프의 발언 때문에 미국 내에서 테러에 대한 위험이 더 늘어났다는 것이다.
클린턴은 “내가 종교 전체를 공격하거나 테러리스트들이 원하는 대로 그들의 입지만 강화해주는 행동을 하지 말고 나쁜 녀석들(테러리스트)만 추적해 제거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말해 온 것도 모두 이 때문”이라며 “우리는 전에도 위협을 겪었지만 항상 두려움 대신 (테러에 맞서 싸우는) 결의를 선택했다”면서 “우리는 서로를 향해 등을 돌리지도 않을 것이고 우리의 가치를 훼손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수사당국은 현재 뉴욕, 뉴저지, 미네소타 주 사건을 모두 테러 행위로 간주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17일 저녁 뉴욕 맨해튼 중심도로인 6번가와 7번가 사이의 23번 도로 식당 밀집지역에서 폭발사건이 발생해 29명이 부상했으며, 뉴욕 폭발에 앞서 오전에는 뉴저지주 오션카운티의 자선 마라톤 행사장 부근에서 ‘파이프 폭탄’이 폭발했다. 같은 날 미네소타주 세인트클라우드에서는 괴한이 쇼핑몰에서 흉기로 난동을 부려 8명이 부상했다.
하루 뒤인 18일 저녁에는 뉴저지주 엘리자베스역에 있는 쓰레기통에서 폭발물이 든 배낭이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