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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단순한 호기심에서 자신의 이름을 인터넷 검색창에 띄워봤다. 배우·작가·신부·교수 등 사회에서 나름대로 활약 중인 동명이인들이 검색됐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또 다른 ‘조덕현’을 만들어 그 인물의 삶으로 여러 장르를 융합시킨 전시를 꾸며보기로 한 것이다.
허구와 실제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특한 작업을 선보이는 조덕현(58) 작가가 스토리텔링 형식을 접목한 대규모 개인전 ‘꿈’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민미술관에서 오는 10월 25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에서 조 작가는 16점의 회화와 짧은 영상물, 9개의 설치미술, 15m의 대형스크린에 투사한 음악이 흐르는 비디오 등 총 30여점을 선보인다.
조 작가는 지난해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소설가 김기창에게 공동작업을 제안했다. 김 작가는 단편소설 ‘하나의 강’을 썼고 그 주인공이 바로 ‘조덕현’이었다. 조 작가는 ‘하나의 강’을 토대로 조덕현이 나오는 회화·설치·영상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다. 흥미로운 점은 소설 속 조덕현의 삶을 재현하기 위해 영화 ‘7번방의 선물’과 ‘웰컴 투 동막골’ 등에 출연한 배우 조덕현이 나섰다는 점이다. 허구의 조덕현을 표현하기 위해 실존하는 두 명의 조덕현이 협업한 것이다. 배우 조덕현은 가상의 조덕현으로 분장해 조 작가의 ‘청춘쌍곡선’ 등 극사실화와 영상 등에 모습을 드러낸다.
조 작가는 이번 전시를 두고 “미술·문학·영화가 만나는 실험의 장으로 관람객의 의식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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