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인간의 혈압을 조절하는 특정 단백질(Rgs2) 양이 제어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냈다. 이미 생성된 단백질의 기능을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핵심과정을 제시한 것이다.
고혈압와 동맥경화 등 심혈관 질환의 근본원인을 규명하고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도 가능케 할 과학적 기반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황철상 포스텍 생명공학과 교수팀은 Rgs2가 아세틸화·N-말단 규칙 경로를 통해 세포 안에서 분해되는 과정을 밝혀낸 연구결과를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13일자(현지시간)에 게재했다고 12일 밝혔다.
| G-단백질 신호전달 조절인자인 Rgs2 분해과정. Rgs2는 활성화된 G단백질을 제어해 혈압을 감소시킨다. 이 때 세포 내 Rgs2의 수치는 Rgs2 분해에 영향 받는다. Rgs2의 N-말단 잔기가 아세틸화되면 유비퀴틴 결합효소인 Teb4가 직접 인식해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에 Rgs2를 분해시킨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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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단백질은 활성화하면 일련의 신호전달을 통해 다양한 세포기능을 조절한다. Rgs2는 G단백질을 제어, 신호전달을 차단함으로써 혈관 이완을 통해서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Rgs2 수치는 혈압조절에 매우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이 수치를 결정하는 분해과정에 대해선 전혀 밝혀진 게 없었다.
연구팀은 효모의 유비퀴틴 결합효소(Doa10)와 구조적으로 매우 유사한 사람세포의 Teb4에 주목했다. Teb4는 아세틸화된 단백질의 한쪽 끝(N-말단)을 직접 인식, 단백질 분해를 촉진하는 아미노산들로 구성된 유비퀴틴을 부착시키는 효소이다.
이 효소가 정상인의 Rgs2(MQ-Rgs2)와 고혈압 환자의 Rgs2(ML-Rgs2 또는 MR-Rgs2) 모두에서 단백질 분해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 황철상 포스텍 생명공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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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특히 Teb4가 정상인의 Rgs2와 고혈압 환자의 Rgs2 단백질 분해경로 활성을 조절해 Rgs2 수치 변화를 유도, G-단백질 신호전달과정에도 직접 간섭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G-단백질 신호전달 조절로 혈압을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는 의미이다.
황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압조절에 매우 중요한 Rgs2 단백질의 분해과정을 명확하고 상세히 규명한 것이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에는 황 교수가 교신저자로, 같은 학교의 박상은 연구원과 김정목 박사가 공동 주저자로 참여했다.
논문 제목은 ‘N-터미널 아세틸화와 N-말단 규칙 경로에 의한 포유류 G-단백질 신호 조절’(Control of mammalian G protein signaling by N-terminal acetylation and the N-end rule pathway)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