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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등산하는 과학자들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산악회 회원들을 보면 이러한 고정관념을 바꾸게 될 것이다. 히말라야 산맥과 백두산까지 정복한 이들은 누구보다활동적이며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즐긴다.
지난 1973년 창립해 올해로 42년째를 맞은 KIST 산악회는 국내 직장 동호회들을 통틀어 손에 꼽힐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여성 회원 40여명을 포함해 현재 회원수는 모두 156명.
이들은 연초 세운 산행계획을 바탕으로 매월 전국의 산을 누빈다. 국내 산들은 최소한 1번 이상 모두 다녔으며 설악산은 30번 이상 등반했다고 한다.
때로는 특별한 계획도 세운다. 2007년 에베레스트 칼라파트라봉(5550m) 등반과 2013년 백두산(2750m) 등반, 2014년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4120m) 등반 등이 대표적이다.
산악회 회원들은 지난 2007년 칼라파트라 등반 이후 해발 4970m에 위치한 이탈리아의 환경 연구소(이탈리안 피라미드)를 방문, 현지 연구원들과 교류했다. 해발 3800m대 쿰중마을의 한 학교도 찾아 학생들에게 현미경 2대 등 과학 기자재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상배(59) KIST 산악회 회장(나노포토닉스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보통은 돈을 기증하지만 우리는 문구류와 과학 기자재 등을 직접 기증하니 현지사람들이 좋아했다”고 했다.
이러한 한국과학 알리기 활동은 지난해 찾은 안나푸르나에서도 이어졌다.
다만 산악회에선 젊은 과학자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게 아쉽다고 했다. 이 회장은 “등산만큼 몸 전체에 도움이 되는 운동은 없는 것 같다”며 젊은 층이 산악회 참여를 독려했다. 남승우(60) 산악회 고문은 “산을 갖다오면 정신이 맑아지고 업무에서 막혔던 것들이 정리가 된다”고 했다.
등산하는 과학자들의 올해 계획은 뭘까.
KIST 산악회는 만약 올해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경우 이른시일 안에 단체산행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존봉’ 등반이 구체적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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