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아동학대 논란은 지금까지 수없이 되풀이됐으나 번번이 그때만 요란했다. 그리고 곧 언제 그랬냐는 듯 가라앉곤 했다. 10여 년 전부터 지적된 CCTV 설치 의무화만 해도 그렇다. 관련법안 여러 건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보육교사의 인권’을 내세운 압력단체들과 이들의 ‘표’에 굴복한 정치권의 야합으로 하나같이 국회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전국 어린이집 4만 4000여곳의 CCTV 설치 비율이 20% 남짓에 그치는 이유다.
하지만 이런 미봉책들만으로는 부족하다. 보육 문제는 더 큰 차원에서 봐야 한다. 어린이집 들어가기가 로또 당첨에 비유되고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힘든 열악한 보육 환경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라도 근처 어린이집에 보낼 수밖에 없다. 어린이집 문을 닫게 한다면 또 다른 문제가 벌어지게 된다는 얘기다. 보육시설의 국공립화를 비롯한 범국가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부모들도 남 탓만 하지 말고 ‘보육 품앗이’ 등을 통해 상황 개선에 동참하려는 자세가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