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쥐꼬리 법인세`로 영국서 또 논란

작년부터 이어진 탈세 논란
조세피난처로 매출 빼돌려
  • 등록 2014-07-26 오전 6:00:30

    수정 2014-07-26 오전 6:00:30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영국에서 탈세 논란에 휩싸였던 구글의 법인세 납부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영국에서 실제 벌어들인 매출과 법인세 과세액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세금 축소 의혹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글 영국법인이 지난 2013년 회계연도에 법인세 2040만파운드(약 350억원)를 납부했고, 이는 전년도보다 75%나 오른 금액이라고 정부 운영 사이트인 ‘컴퍼니스하우스’에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구글 미국 본사에 따르면 영국 법인의 지난해 영국내에서 벌어들인 매출 총액은 56억달러(약 5조8000억원)에 달한다.

FT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구글이 영국 법인세율 21%보다 턱없이 낮은 10%대를 부담하고 있다며 결국 영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아일랜드를 비롯한 조세피난처 버뮤다로 빼돌리는 식의 편법을 통해 세금을 절감했다고 지적했다.

구글 영국법인의 과세액이 증가한 것도 매출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구글 영국법인의 2013년 전체 법인세 과세액은 2160만파운드로 전년도에 비해 늘어나기는 했다.

전년도의 경우 표면상으로 3080만파운드를 냈지만 당시 구글이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면서 2400만파운드의 세금을 추가로 납부한 것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낸 금액은 600만파운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세액이 늘어난 것은 구글이 세금을 많이 낸 것이 아니라 매출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2013년 영국법인 매출액은 6억4200만파운드, 세전이익은 7080파운드를 기록했다. 2012년의 매출액 5억600만파운드, 세전이익이 3680만파운드에 비해 상당히 증가한 수치다.

결국 자연스럽게 법인세 납부액이 2012년에 1160만파운드에서 2013년도에 2040만파운드로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실제 영국에서 벌어들이는 매출과 법인세 산출 토대가 되는 법인세 과세액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 본사가 공시한 자료를 보면 영국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56억달러에 달한다. 그런데 영국 법인의 법인세 과세액은 2160만파운드에 불과하다.

이같은 차이는 구글이 영국에서 번 돈을 아일랜드 본사의 매출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영국법인의 매출 중 판매 및 마케팅 서비스 수수료 5억4170만파운드는 실제로 아일랜드 자회사에서 계산됐다. 미국 본사 연구개발(R&D) 수수료 1억70만파운드도 함께였다. 심지어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는 조세피난처로 불리는 버뮤다에 설립한 법인에 로열티도 납부하고 있다. 구글의 버뮤다 법인은 미국을 제외한 해외 지적재산권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2년도 한 해 동안 구글 영국본사가 조세회피처인 버뮤다로 이전한 자금이 88억파운드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각종시민단체를 비롯해 정치인들까지 나서 구글을 공격했다.

차기 총리감으로 거론되는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는 작년 “구글 같은 거대 기업이 세금 회피로 구설수에 오른다는 점에 깊은 실망을 느낀다”며 직접 구글을 거론하며 비난하기도 했다.

FT를 비롯한 외신은 “인터넷 공룡의 미약한(tiny) 세금 때문에 정부가 또다른 분노(outrage)를 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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