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을 당한 은행들은 곧바로 해커가 심은 악성코드를 막을 수 있도록 보안 프로그램을 보완했지만 더 새로운 악성코드가 나타나면 비슷한 피해 사례가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처럼 예측불허의 사고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것은, 디지털 정보보안의 속성이 보안 프로그램을 뚫으려는 해커와 이를 막으려는 보안주체가 벌이는 ‘창과 방패’ 사이의 끝없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컴퓨터 사용을 중단하지 않는 한 이 싸움은 무한정 이어지게 돼 있다.
현대문명은 컴퓨터 없이 돌아가지 않는다. 교통,통신, 에너지, 금융, 국방 등 모든 네트워크가 테러범 손아귀에 들어가 미국 전역이 공황상태에 빠지는 상황을 그린 영화 ‘다이하드 4.0’은 실력이 빼어난 해커집단이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디지털 보안은 암호기술에 기반을 두지만 기술만으로 보안이 해결되지 않으며 기술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보안을 ‘기술’이 아닌 ‘과정’으로 보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며, 디지털 보안의 기술적 한계를 보완할 절차적 보안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민과 관을 막론하고 이참에 디지털보안을 바라보는 인식의 틀 자체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