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평화공세 앞서 이산가족 상봉이 먼저다

  • 등록 2014-01-21 오전 7:00:00

    수정 2014-01-21 오전 7:00:00

북한이 연일 평화공세에 나서고 있다. 북한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는 상호 비방. 중상 중지, 군사적 적대행위 전면 중지, 핵 재난을 막기 위한 상호 조치 등 이른바 ‘중대 제안’을 제의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중대 제안의 실천행동을 먼저 보여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마디로 말해 북한의 제의는 진정성이 전혀 없다. 중대 제안이라고 그럴 듯하게 포장했지만 속내는 따로 있는 듯하다.

북한은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부장관 등에 대해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비방. 중상을 계속해 왔다. 우리나라가 북한을 비방. 중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런데도 상호 비방과 중상을 중지하자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상호 비방. 중지는 북한이 스스로 실행하면 된다. 게다가 북한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끝없이 도발 행위를 벌여온 것은 전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다.

정부가 서해 5도에 대한 방어시설을 강화해 온 것은 바로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조처다. 북한이 이를 두고 적대 행위라고 주장한다면 어불성설이다. 특히 한. 미 연합부대의 키 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은 매년 실시해온 방어 훈련이다. 북한도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핵 실험을 3차례나 실시한 것도 북한이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핵 개발을 계속 하고 있다. 김정은이 핵과 경제 병진노선까지 천명한 바 있다. 그런데도 핵 재난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자는 것은 주객전도이다. 북한의 중대 제안은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했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볼수도 있다.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을 거부한 북한이 평화공세에 나선 것은 믿을 수 없다. 북한의 중대 제안은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일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북한의 숨은 의도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북한이 진정으로 대화와 평화를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인도적 조치부터 실행해야 한다. 첫 조치가 아무 조건 없이 이산가족 상봉을 수용하는 것이다. 또 9.19 공동성명 이행 등 비핵화를 위한 사전조치를 이행하는 것이다. 북한은 신뢰구축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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