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후 관심은 참패한 민주통합당에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국회의원 선거구 3곳을 포함해 재보선이 치러진 12곳에서 단 한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했다. 접전을 벌인 곳 조차 한군데도 없었다는 점이 굴욕적이다. 부산 영도와 충남 청양·부여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후보에 40~60% 포인트나 차이난 채 대패했고 새누리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경기도 가평군수 재보선에서도 무소속 후보들에 밀려 4위에 그쳤다.
국회의원 127명을 거느린 거대 야당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초라한 성적표다. 오죽하면 새누리당이 “국민들은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와 여당이 아닌 민주당에 회초리를 들었다”고 꼬집을 정도였을까.
민주당은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말로는 ‘뼈를 깎는 혁신’을 다짐했지만 실제로는 어떠한 변화도 보여주지 못했다. 다음달 4일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당 대표 선출을 둘러싼 극단적인 계파대립을 재현하면서 국민들의 외면을 사고 있다. 지금 민주당이 당명을 어떻게 바꾸는지, 누가 당권을 잡을 지에 대해 관심을 갖는 국민은 극히 드물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안 당선자가 현실 정치의 벽에 부딪혀 타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런 안이함이 지금의 위기를 낳았다. 자기혁신은 내팽겨쳐 둔 채 남이 잘못되기만을 바라는 것으로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