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일본의 한 수입차회사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엔고 때문에 미국 등지로 수입선을 전환했기 때문에 엔저에 따른 수익성 개선효과가 크지 않다”며 “관세가 낮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으로부터 수입해 오기 때문에 잇점도 있지만 이제서야 엔화가치가 내려가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2008년 초까지 100엔당 800원 수준이던 원·엔 환율은 그해 말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1000원을 넘은 뒤 2009년 초 1600원까지 치솟았고 이후에도 1400~1500원 선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낮아지며 올들어 1100원대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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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요타는 이보다 앞선 2011년부터 말 도요타의 미니밴 시에나를 시작으로 도요타 캠리 등 주력차종의 수입처를 미국 공장으로 바꿨다. 올해 출시 예정인 아발론과 라브4 신모델 역시 미국산이다. 한국닛산 역시 닛산 신형 알티마와 인피니티 JX 등 모델을 미국에서 수입해 온다.
이들 회사는 지난 2008년 말 엔고에다 북미 대규모 리콜에 따른 이미지 실추(2010년),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생산차질(2011년 3월), 동남아 침수로 인한 생산차질(2011년 8월) 등 연이은 악재를 겪었다.
이에 일본 수입차 5개사는 전체 수입차 시장이 2007년 5만대에서 지난해 13만대로 2.5배 이상 늘어나는 동안 1만7633대(2007년)에서 2011년 1만8272대로 제자리걸음 하다 지난해 들어서야 2만3297대로 소폭 늘었다. 그 사이 수입차 내 점유율은 33.0%에서 17.8%로 절반 가까이 줄었고, 그새 국내 진입을 꾀한 스바루는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철수했고, 미쓰비시는 거의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만 여전히 일본에서 수입하는 제품이 있는 만큼 엔저 효과가 다소나마 수익성 개선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전망이다. 렉서스의 경우 전량, 인피니티도 대부분이 일본에서 수입된다.
일본 수입차회사의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는 여전히 일본에서 수입해 오고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모회사의 글로벌 경쟁력이 살아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신차를 국내 시장에 소개할 여력이 생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