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7.45포인트, 0.06% 하락한 1만2788.51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0.61포인트, 0.02% 상승한 2916.68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0.93포인트, 0.07% 오른 1387.82를 기록했다.
유로존 특별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 집행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집트와 미국의 중재로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휴전협정을 체결할 것이라는 관측도 시장심리를 개선시켰다. 개장전 나온 미국의 지난달 주택착공 건수가 4년여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 PC업체인 HP가 지난해 인수한 오토노미의 회계부정 등으로 88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적자를 떠안게 된 것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또 버냉키 의장이 재정절벽이 가할 충격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면서도 추가 부양 힌트를 주지 않은데 대한 실망감도 뒷심 부족을 낳았다.
대부분 업종들이 하락한 가운데 기술주와 에너지 관련주들이 약세를 주도했다. 회계부정에 따른 실적 쇼크를 맛본 HP는 무려 12% 가까운 급락세를 보였다. 최대 전자제품 소매업체인 베스트바이도 시장 기대에 못미친 실적으로 인해 13% 이상 하락했다. 캠벨스프도 실적 부진 탓에 2.03% 하락했다.
세일즈포스닷컴도 장 마감후 나올 실적에 대한 우려에 1% 가까운 하락률을 보였다.
반면 뉴스코프는 YES네트워크의 지분 49%를 인수한다는 소식에 강보합권을 유지했다. 리서치인모션(RIM)은 제프리스가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한 덕에 1% 가까이 올랐다. 주택지표 호조 덕에 풀트와 DR호튼, 레너 등 건설업체들도 전날에 이어 이틀째 동반 강세를 이어갔다.
◇ “재정절벽 우려” 버냉키, 부양 암시없이 의회만 압박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의회에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한 합의를 촉구하면서 연방 채무한도 상향 문제를 또다시 정치적으로 악용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그러나 어떤 추가 부양 힌트도 주지 않았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뉴욕시 경제인클럽에서의 강연에서 “미국 조세제도와 재정지출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가계와 기업들의 소비, 설비투자를 억누르고 있고 동시에 금융시장에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런 불확실성은 불협화음과 합의 지연 등에 의해 더 커질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또 “재정절벽은 경제 회복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며 살아나려던 경기를 침체로 되돌려 놓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따라 버냉키 의장은 의회 정치인들이 재정절벽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더이상 미뤄선 안된다고 촉구했다. 합의를 늦추는 것은 불확실성을 더 장기화하고 강화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반대로 민주와 공화당이 공조해 경기 회복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장기 재정적자 감축을 해결할 수 있는 합의안을 만들어 재정정책을 명확한다면 내년도 미국 경제는 아주 긍정적인 한 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HP, PC부진에 회계부정까지..궁지몰린 휘트먼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인 휴렛-패커드(HP)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 가뜩이나 태블릿PC 공세에 밀려 PC사업이 부진한 모습을 겪고 있는데 이번에는 작년에 인수한 업체의 회계 부정이 발견돼 천문학적 손실을 떠안게 됐다.
이날 HP는 지난 4분기에 68억5000만달러, 주당 3.49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동기의 2억3900만달러, 주당 12센트 흑자에서 순식간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순이익이 주당 1.16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지난해 인수했던 솔루션업체인 오토노미의 영업권과 무형자산관련 감손비용으로 88억달러, 원화로 9조53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비용이 발생해 이익을 모두 잠식했다.
HP측은 “우리가 인수하기 이전에 오토노미에서 잘못된 회계처리와 공시 누락 등으로 인해 이같은 비용이 발생했다는 것을 내부조사를 통해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멕 휘트먼 CEO는 컨퍼런스 콜에서 “이 사건을 현재 증권거래위원회(SEC)측에 넘긴 만큼 조사에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사회측에서 회계감사인을 이중으로 고용한 상태였지만, 딜로이트와 KPMG도 회계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번 사건의 책임은 전 최고경영자(CEO)인 레오 아포테커와 세인 로비슨 전 최고전략책임자(CSO)에게 있다”며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P가 본연의 사업에서 회복세를 보인 것도 아니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299억6000만달러로, 1년전 같은 기간의 321억2000만달러를 밑돌았다. 특히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304억3000만달러에도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회사측은 PC시장에서의 점유율 감소와 프린터 판매 감소로 분기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태블릿 공세에 PC 판매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는 게 문제다. 시장 조사기관인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전체 PC시장 규모는 3억4870만대로, 전년보다 1.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01년 이후 11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것이다. 이날 HP는 올 연간 주당 순이익을 3.40~3.60달러로 전망하면서 종전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내년 회계연도 1분기 전망은 주당 37센트에서 34센트로 하향 조정했다. 또 조정 순이익은 68~71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 85센트인 시장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 美 주택착공, 4년여래 최고..건축허가는 조정
미국의 신규주택 착공이 4년 3개월만에 최대치를 이어갔다. 그 선행지표가 되는 건축허가 건수가 다소 줄긴 했지만, 최근 살아나고 있는 부동산 경기 회복세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지난 10월 신규 주택착공 건수가 전월대비 3.6% 증가한 89만4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9월의 86만3000건은 물론 84만건이던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지난 2008년 7월 이후 무려 4년 3개월만에 최대치였다. 전체 주택시장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는 단일가구 주택 착공이 0.2% 감소하며 59만4000건을 기록한 반면 콘도와 타운하우스 등 다세대 주택 착공은 무려 11.9%나 급증한 30만건을 기록했다. 주택경기 회복세가 단일가구에서 다세대가구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반면 주택착공의 선행지표 격인 건축허가 건수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건축허가 건수 역시 86만6000건으로 시장 예상치인 86만5000건을 소폭 상회했지만, 9월 수치인 89만건을 밑돌았다. 전월대비 0.2% 줄었다. 앞서 9월에 건축허가 건수는 4년여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었다.
◇ 가자지구 휴정협정 막판 지연..美중재 기대
이집트의 중재로 합의 직전까지 간 것으로 알려졌던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무장단체간 휴전협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직접 중재에 나서기로 해 하루 이틀 내로 합의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이날 하마스 관계자인 아이만 타하는 “하마스와 이스라엘간 휴전협정이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며 “합의 사실은 밤 9시(한국시간 21일 새벽 4시)에 발표될 것이고, 휴전은 자정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고, 모하메드 모르시 이집트 대통령도 “이르면 오늘중 휴전이 이뤄질 수 있다”며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이후 합의 발표는 나오지 않았고, 하마스측 다른 관계자는 “이집트와 함께 제안했던 휴전협정 내용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가 데드라인까지 끝내 답을 보내지 않았다”며 “반응을 내일까지 좀더 기다려 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빨라도 21일까지는 휴전협정이 체결되진 못할 것”이라고 말해 하루 이상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임을 시사했다.
실제 이를 반영이나 하듯 아직도 가자지구 안팎에서는 로켓포 공격과 항공 포격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양측의 전체 사망자는 125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측에 로켓포 발사 중단을 선결 요건으로, 하마스는 가자지구 봉쇄령 해제를 최우선으로 요구하면서 팽팽히 맞서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재자로 나선 이집트는 양측이 하루 또는 이틀 동안 모든 무력 행위를 중단한 뒤 정전 협상을 진행하는 2단계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3개국 순방을 수행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직접 가자지구에 급파해 휴전협정 타결을 위한 외교적 개입을 시작했다. 현재 클린턴 장관은 캄보디아에서 이집트로 향하는 비행기에 있다. 이를 위해 클린턴 장관은 예루살렘을 먼저 찾은 뒤 이집트 카이로와 팔레스타인자치기구 수도인 라말라 등을 찾아 지도자들과도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현재 미국은 이스라엘의 공습을 정당한 자위권 발동으로 보고 있는 반면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있어 어떤 화해 카드를 꺼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그리스 구제금융 집행승인 지연..“결론 늦춰질수도”
그리스에 2년이라는 추가 긴축이행 여유를 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440억유로의 차기 구제금융 자금 집행 승인을 두고 쉽사리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들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일주일만에 특별회의를 재차 열고 그리스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회의는 오후 5시에 시작됐고 이미 밤 9시를 넘긴 시간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회의는 밤 늦게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회의에서는 유로존과 IMF는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따른 긴축이행 시한을 2년 연장한 이후 오랫동안 집행 중지됐던 추가 구제금융 지원자금 가운데 3차례 지원금인 440억유로 집행을 승인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또한 지난주 회의에서 그리스에 2022년까지 긴축이행 시한을 2년 더 연장해준 이후 그리스의 장기 정부부채 목표를 어떻게 설정할지도 IMF와 함께 풀어야 한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2022년까지 기존 목표였던 국내총생산(GDP)대비 120%의 채무 감축목표를 그대로 유지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IMF는 2020년까지 이 목표를 맞춰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를 위해 IMF는 유럽중앙은행(ECB) 등 유럽 채권단이 일정부분 손실을 떠안는 방식으로 그리스 채무를 줄여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IMF는 이같은 입장 차이로 인해 이날 회의에서도 포괄적인 합의가 쉽사리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그리스에 2년간 긴축이행 시한을 연장해주면서 150억유로 정도의 추가적인 자금 지원 가능성이 생긴 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료는 “독일과 네덜란드, 핀란드 등 일부 국가 의회가 확답을 주지 않은 만큼 차기 집행분 440억유로에 대한 최종 승인이 이날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오늘 어떤 결과에 이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지만, 결과가 나올지에 대해서는 약속할 수 없다”며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여전하다”며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