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가 은행권 부실화에 따른 재정지원 부담을 거론하며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한꺼번에 세 단계나 강등했다.
7일(현지시간) 피치는 스페인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BBB`로 세 단계 내린다고 발표했다. `BBB`는 정크본드(투기등급) 바로 한 단계 위다. 또 단기 등급도 종전 `F1`에서 `F2`로 낮췄다. 장기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향후 상황에 따라 추가 등급 강등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피치는 평정 보고서에서 "스페인의 은행부문에 지원해야할 정부 재정규모는 600억유로, 국내총생산(GDP)대비 6%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하며 은행 부실이 등급 강등의 직접적 이유라고 거론했다. 특히 "최악의 경우 최대 1000만유로로, GDP의 9%에 이를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또 "스페인의 채무가 워낙 높은 수준이라 앞으로 유로존 위기에 가장 취약한 구조를 가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치는 "스페인 경제는 올 연말과 내년까지 지속적으로 경기 침체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경기 전망도 낮췄다. 당초에는 "내년에 가서는 완만한 경기 회복이 기대된다"고 전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