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상승한 탓에 하반기에는 오히려 상승탄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높다. 재미가 쏠쏠했던 이머징 마켓 펀드도 가격부담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상반기보다 리스크 선호도는 낮아지겠지만 그래도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입을 모았다. 해외 펀드에 관심이 있다면 선진국보다는 이머징 마켓이,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원자재 펀드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뜨는 국내 주식형 펀드
국내 주식형 펀드에 눈길이 가는 가장 큰 이유는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이 올해 말로 끝난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해외펀드에서는 손실이 나도 환차익이나 배당, 이자에 대해 과세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비과세 혜택이 끝나면 해외 펀드에 대한 세금부담이 커지는 만큼 국내 주식형이 낫다는 것이다.
여기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4.9%로 서른개 회원국 중 3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비교적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국내 주식형 펀드가 부각될 전망이다.
주식형 펀드 중에서도 자동차나 IT업종의 대형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유망하다는 분석이 높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국내 주식시장의 관심사는 상반기 유동성에서 하반기 경기회복과 실적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경기회복과정에서 가시화된 실적을 보일 수 있는 대형성장주 중심의 성장형 펀드 비중을 높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시장경쟁력을 확대해가고 있는 그룹주 펀드도 투자할만 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증권은 "그룹주 펀드의 경우 시가총액 상위 비중이 높고 향후 실적에 대한 전망도 좋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전략상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불확실성이 걱정된다면 펀드 유형별로 고르게 분산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주가가 기간조정을 보인다면 중소형주 펀드를 포트폴리오에 넣는 것을 고려해볼만 하다.
다만, 코스피 1600선 이상에서 펀드에 가입한 자금이 많아 대기매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배성진 현대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1600~1700선에 4조3000억원이, 1700선 이상에서 28조6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돼 있어 주가가 상승할 경우 매물화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최대 화두는 인플레이션이다.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유동성이 풀렸고, 이는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현대증권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는 지속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견딜 수 있는 자산가치 우량 종목이나 인플레이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소재, 에너지 업종에 투자하는 펀드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물가상승 국면에서는 아무래도 원자재 펀드가 두각을 나타내기 마련. 물론 상반기 상품가격이 급등한 만큼 조정을 거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흐름을 탈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가격 부담감과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부분 해소, 실제 경기지표에 대한 의구심, 달러 가치 하락의 반작용 등으로 상품 가격은 3분기 이후 조정세를 띨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연말로 다가갈수록 내년 경제회복 기대감으로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상품펀드는 3분기 이후 조정세를 확인하고 접근할 것을 권했다.
하나대투증권은 부동산, 선박과 같은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것도 낮은 비용으로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해외펀드 `구관이 명관`..브릭스 주목
이머징 마켓 중에서도 브릭스(BRICs) 펀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단 중국과 인도 등이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쓰고 있어 경기회복 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브라질이나 러시아는 자원부국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경기회복의 수혜국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이머징시장은 상반기에 이어 수출, 원자재 비중, 경기부양책 시행 등에 따른 차별화가 지속되며 브릭스 등 상대적으로 내수규모가 큰 대규모 이머징 국가들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브릭스 국가를 중심으로 급등한 탓에 가격부담감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은 "글로벌 수요 회복 없이 신흥국의 나홀로 강세는 힘들다"며 "장기적으로 달러화 약세와 인플레이션 수혜가 예상되는 신흥 증시 가운데 펀더멘털 개선이 수반되는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위주로 차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