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만한 경제지표나 실적 발표가 없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뚜렷한 하루였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월마트와 홈디포의 실적 공개 등을 앞두고 관망하거나 차익실현을 하겠다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현재 월가 전문가들은 근원 CPI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부추길만큼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 감소와 JP모간의 금융업 투자의견 하향으로 주요 금융주도 약세를 보였다. 기술주의 경우 델 악재가 겹쳤다.
다만 CPI 경계감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업계의 대형 M&A 소식은 호재로 작용했다.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탈 매니지먼트가 크라이슬러의 최종 인수자로 뽑혔다. 그동안 서버러스를 포함해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 블랙스톤 그룹, 센터브릿지 캐피탈 파트너스 컨소시엄 등이 크라이슬러 인수에 도전했으나 최종 낙점은 서버러스가 받았다.
블룸버그는 미국 2위 자동차업체 포드 자동차의 대주주인 포드 일가가 보유 지분 매각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20.56포인트(0.15%) 상승한 1만3346.78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5.78포인트(0.62%) 내린 2546.44, S&P500 지수는 전일대비 2.70포인트(0.18%) 하락한 1503.15에 마쳤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6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9센트 상승한 배럴 당 62.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서버러스, 75억불에 크라이슬러 인수
서버러스는 다임러로부터 크라이슬러 지분 80.1%를 55억 유로(75억달러)에 인수할 예정이다. 나머지 지분 19.9%는 다임러가 계속 보유한다. 매각은 3분기 중 완료된다.
서버러스는 지난해 제너럴 모터스(GM)의 금융 자회사로 자동차와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을 주로 하고 있는 GMAC의 지분 51%를 인수했다. 파산 보호를 신청한 자동차 부품회사 델파이에 34억달러의 투자를 제안하기도 하는 등 자동차 관련 투자에 열심이다.
다임러 크라이슬러(DCX) 주가는 2.59% 올랐다. GM도 덩달아 3.94% 상승했다.
그러나 서버러스에게 크라이슬러를 넘겨준 마그나 인터내셔널(MGA)은 2.65% 내렸다.
◆포드 家, 포드 지분 매각 검토
포드 B 주식의 40%를 소유한 포드 일가가 지분 매각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포드 창립자 가문의 가족 모임에서 일부 구성원들은 투자은행인 페렐라 와인버그 파트너스를 고용해 지분 매각을 포함한 향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포드 가문의 젊은 층은 보유 지분을 팔고 경영에서 손을 뗄 것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장년 층들은 현상 유지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 가문이 1904년 포드 설립 이후 100년 넘게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팔아치우려는 것은 포드 주식의 가치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 지난해 사상 최대인 126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기록한 포드의 주가는 1999년 이후 74% 폭락했다.
매각 설이 전해진 후 포드(F) 주가는 4.06% 올랐다.
◆델 투자의견 하향 악재..노키아는 시장점유율 확대 전망
이날 S&P는 미국 2위 PC업체 델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했다. 델의 북미 시장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이유다. 델(DELL) 주가도 2.09% 떨어졌다.
이 여파로 시스코(CSCO)가 1.2% 하락했고, 야후(YHOO)도 2.0% 내렸다.
반면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 노키아는 2분기 시장 점유율 전망치를 상향했다.
이날 노키아는 세계 휴대폰 업계의 재고 감소로 2분기 점유율이 1분기 36%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초 2분기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기존 입장을 바꿨다.
노키아(NOK) 주가는 3.55%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