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북 구분 사라진 서울시장 선거

  • 등록 2006-06-03 오전 11:00:33

    수정 2006-06-03 오전 11:00:33

[조선일보 제공] 한나라당이 5·31 지방선거에서 서울의 25개 구청장 모두를 석권한 것은 현 정부의 강남북 편가르기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열린우리당은 “강남의 부동산투기를 뿌리뽑아 중산층과 서민이 잘사는 사회를 만들겠다(정동영 전 의장)”, “한나라당은 부자당이고, 강남당(김근태 최고위원)”이라며 강남북 편가르기를 시도해왔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강남에서뿐만 아니라, 지지세가 비교적 약한 강북 전 지역에서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열린우리당을 눌렀다.

한나라당은 특히 지난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압도적 우세를 보인 강북 동부의 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 등 8개구에서 승리했다. 이 지역은 당시 동대문을(홍준표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열린우리당 후보가 당선됐던 지역이다.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는 이 지역에서 평균 59%의 지지를 받았다. 강금실 후보의 평균 지지율은 28%였다. 이 지역 한나라당 구청장 후보들에 대한 평균 지지율도 56.7%로, 열린우리당 구청장 후보 평균 지지율(24.4%)의 두 배 이상이었다.

도봉구는 한나라당의 ‘강북 약진’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2004년 총선 당시 도봉갑에서 열린우리당 김근태 최고위원은 51%를 얻어 37%를 득표한 한나라당 후보를 눌렀다. 또, 도봉을에서는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이 47%를, 한나라당 후보가 35.7%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도봉구에서 60.1%, 강금실 후보가 28.3%를 얻었다. 한나라당 최선길 도봉구청장 후보는 56.8%, 열린우리당 후보는 27.9%를 기록했다.

2년만에 여당에 대한 지지는 거의 반토막이 난 반면, 한나라당 지지는 약 20%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총선에서 여당 의원 4명, 한나라당 의원 5명을 배출한 서울 강북 서부지역에서도 절대 우세를 보였다. 종로·중·용산·은평·서대문·마포 지역에서 오세훈 후보는 평균 59.3%, 강금실 후보는 28.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는 강남 4개구(서초·강남·송파·강동) 선거 결과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아, 강남북에서 고르게 한나라당을 지지했음을 보여준다. 강남 4개구에서의 오세훈 당선자에 대한 평균 지지율은 69.1%, 강금실 후보는 21.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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