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전문가시각..그린스펀 발언의 의미

  • 등록 2002-01-12 오전 6:37:21

    수정 2002-01-12 오전 6:37:21

[edaily=뉴욕] 그린스펀 연준의장의 연설과 관련해 오늘 아침 월가를 나돌던 루머가 결국 적중했다.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이 주식시장에는 악재로, 채권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증시를 떠받쳐왔던 경기회복 기대감을 그린스펀 의장의 입을 통해 확인하고 싶어하던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경기회복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그의 발언은 대단히 실망스러운 내용이 아닐 수 없었다. 상당수 월가 전문가들은 오늘 그린스펀 연준의장의 발언에 대해 오는 29-30일 양일간에 거쳐 개최될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이 연방기금금리를 추가로 25bp 인하할 것임을 시사하는 내용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연준이 금리 추가인하는 증시의 관심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결국 다우존스지수가 다시 10000선 아래로 떨어지는 참담한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같은 증시의 반응과는 달리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CIBC 월드마켓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피터 부캐넌은 "오늘 그린스펀 연준의장의 발언은 결국 오는 29-30일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방기금금리를 추가로 25bp 인하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연준의 역할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시그널은 결국 채권시장에는 호재로, 주식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오늘 아침 증시에 나돌았던 소문이 결과적으로 적중한 셈이다. JP모건의 미국경제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글래스먼은 "연준이 연방기금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웰스파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손성원도 "그린스펀 의장은 경기회복이 안정적인 페이스로 이루어지기 보다는 다소 주춤거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따라서 한차례 더 금리인하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고 평했다. 퍼스트 알바니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휴 존슨은 "그린스펀 의장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발언은 부정적이었던 경기전망이 이제는 불투명한 상태로 돌아섰다는 것"이라며 "채권 및 주식시장의 반응은 이런 측면에서 의장의 발언이 다소 의외였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은 "경기회복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장의 발언은 금주중 연준 임원들이 언급했던 내용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내용"이라고 말했다. 팬아고라 어셋 매니지먼트의 글로벌 투자담당 이사인 브라이언 브루스도 "연준은 아직 경기회복 징후를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짤막히 논평했다. 반면,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이안 쉐퍼드슨은 증시의 반응과는 달리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내용은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쉐퍼드슨은 "그린스펀 의장은 경기회복이 이미 시작됐음을 인지하고 있지만 다만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하고 있을 뿐"이라며 "어떤 경우라도 연준의 역할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오늘 그린스펀 연준의장이 경기와 관련 다소 실망스런 발언을 했지만 살러먼 스미스바니의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위팅은 기업실적과 관련해 여전히 낙관적이다. 위팅은 기술주 외의 산업이 실적회복의 선두에 설 것으로 보이며 상당히 빠른 속도의 실적회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위팅은 "연초를 기준으로 기술주 부문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사이클상 저점에 근접해 있는 상태"라면서 "내년에 본격적인 실적회복이 가시화될 때까지는 소폭이나마 실적악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팅은 기술주 주당순익이 지난해 58% 감소한데 이어 올해도 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햇다. 그러나 금융주들은 10% 증가함으로써 S&P500기업의 평균 4.7%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 금융주들의 약진을 전망했다. 오늘 발표된 12월중 생산자물가지수가 3개월연속 하락세를 이어감으로써 지난해 한해동안 생산자물가지수의 낙폭이 1.8%로 지난 86년이후 최대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대해 와코비아증권의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비트너는 "이번 불황에서는 과거에 비해 제조업부문의 위축이 훨씬 심각한 상태이기 때문에 공급과잉에 따른 생산자물가지수 낙폭이 컸다"면서 "그러나 이는 경기사이클을 반영한 것일 뿐 디플레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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