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다시 ‘빚투(빚내서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 열풍과 인공지능(AI) 반도체 붐에서 수익을 얻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이 포모(FOMO·자신만 소외될까봐 두려워하는 현상)에 빠져 빚투를 확대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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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8조7260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코스피 시장의 신용거래융자는 10조313억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래 최고치로 치솟았다.신용융자잔고는 주가상승을 기대하면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신용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보통 시장에서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최근 AI반도체 관련 종목의 신용잔고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주가가 65.73% 뛰어오른
한미반도체(042700)의 신용잔고는 같은 기간 398억에서 634억원으로 늘었고,
제주반도체(080220)의 신용잔고 역시 한 달 사이 8억원에서 51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비트코인이 급등세를 타며 관련주의 신용잔고도 오름세다.
우리기술투자(041190)의 신용잔고는 한 달 전만 해도 188억원 수준이었지만 현재 318억원 수준이다. 우리기술투자는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아머니트리(094480)의 신용잔고도 94억원에서 114억원으로 증가했다.
바이오주의 상승세가 나타나며
알테오젠(196170)의 신용잔고는 860억원에서 1106억원으로 늘었다. 알테오젠은 최근 한 달간 주가가 148.76% 오른 종목이다. 최근 미국 머크사와 체결한 제형 변경 플랫폼 기술 공급 계약을 비독점에서 독점으로 전환했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주가도 급등세다.
HLB(028300)의 신용융자도 293억원에서 한 달 만에 323억원으로 증가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저PBR에 대한 기대가 일단락된 가운데, 지난 상승장에서 소외된 투자자들의 포모현상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가상자산이나 금 등의 가격도 상승세가 더해지자 주식 투자자들의 조바심도 커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세가 완화하고 있는 등 자산시장의 숨고르기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엔비디아는 지난 8일(현지시간) 5% 넘게 급락하며 작년 5월 이후 최대 일일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 과열이 지속하는 가운데 추가적인 코스피 레벨업은 쉽지 않다”며 “당분간 방어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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