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여야가 날을 세우는 것과 관련해 국내 원자력·해양 전문가들은 오염수 방류를 정쟁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을 비판하며 근거 없는 괴담에 대한 우려를 보였다. 정부가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국민 불안을 잠재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 (왼쪽부터)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와 정석근 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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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5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불안감 확산과 관련해 “근거 없는 괴담이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2년간 현재 후쿠시마에 남아 있는 오염물질보다 1000배 이상 누출됐다”며 “그후 10여년간 우리나라 해역에서 방사능 측정 장치를 설치해 감시했지만, 어떤 변화도 관측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석근 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도 “지난 12년 동안 방류된 것을 장기적으로 생태조사 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면서도 “하지만 이미 방류된 양보다 1만분의 1정도 농도가 낮은 오염수가 추가적으로 방류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건 넌센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비과학적인 부분을 갖고 억지로 불안감을 선동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를 ‘안전성을 검증 못한 깡통 보고서’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여당과 정부는 ‘국내 수산물이 안전하다’면서 수산시장을 방문해 시식하는 등 소비촉진을 위해 홍보에 나서고 있다. 김영선·류성걸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노량진 수산시장에 있는 수조물을 떠서 마시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의도된 보여주기식 정치 행위는 가뜩이나 불안한 국민 정서를 더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정부와 여당의 일종의 ‘먹방 쇼’는 권위주의 시대의 산물로 국민을 얕잡아 보는 행동”이라면서 “‘장관과 국회의원도 먹는데, 너희들은 안 먹을 것이냐’는 식의 구태를 재현하고 있다. 절대로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방법이 될 수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들이 오염수 방류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판단할 수 있도록 간담회 등의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 교수는 “오염수 문제에 정치 논리가 작동하면서 필요 이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면서 “환경단체, 여야 정치인, 어민 등 찬반 입장을 가진 다양한 관계자들이 모여 토론을 하고, 국민들이 양측 입장을 들어보고나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5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직원들이 수산물 방사능 측정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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