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반란 사태 첫 입장…"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상보)

푸틴, 대국민연설 통해 "유혈사태 피한 바그너에 감사"
  • 등록 2023-06-27 오전 5:28:29

    수정 2023-06-27 오전 5:50:41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이번 무장 반란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연설을 통해 “무장 반란은 어떤 경우든 진압했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을 두고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유혈 사태를 피하기 위해 물러난 바그너그룹에 대해 감사하다”며 “바그너그룹 멤버가 원한다면 국방부와 계약하거나 벨라루스로 가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바그너그룹 멤버들에 대해서는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바그너그룹은 무장 반란을 일으키며 모스크바로 진격했으나, 벨라루스의 중재로 약 36시간 만에 이를 중단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이번 무장 반란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연설을 통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그룹의 지휘관과 병사 대부분은 애국자인 것을 알고 있다”며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우들에 맞서도록 반란에 이용 당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사태 초기부터 유혈을 피하기 위한 조치를 시행할 것을 명령했다”고 강조했다. 바그너그룹이 수도 모스크바 200㎞ 이내까지 빠르게 진격할 수 있었던 것은 이같은 조치 때문이라는 해명으로 읽힌다.

그는 무장 반란을 주도한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고니 프리고진을 겨냥해서는 “반란 주동자는 조국과 자신의 추종자들을 배신했다”고 비난했다. 프리고진은 반란을 멈추기로 한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반란 사태 종료 이튿날인 이날 청년 기술인력 양성 방안 등을 논의하는 포럼인 ‘미래의 엔지니어’ 행사에 화상으로 참석했다고 크렘린궁은 전했다. 무장 반란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반란 사태에도 국가 산업을 챙기며 건재함을 과시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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