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고점 83달러에서 47달러로 반토막난 국내 주식은?

고점 대비 삼성전자 주가 하락률…원화 31%↓·달러 43%↓
외국인,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 주식 1.2조원 ‘사자’
  • 등록 2022-11-17 오전 6:00:00

    수정 2022-11-17 오전 6:00:00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달러로 환산한 삼성전자 주가가 전년 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달러 강세가 삼성전자(005930) 주식 가격의 추가 할인 효과를 야기하면서 외국인 저점 매수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 준 셈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7.4원 오른 13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폴란드 미사일 타격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며 12원 넘게 올랐지만 러시아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아니라는 미국 측 입장이 긴장감을 완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환율이 오른 가운데 국내 증시는 하락했지만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수세는 이어졌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2%(2.88포인트) 내린 2477.45에 거래를 마쳤고 삼성전자 주가는 0.48%(300원) 오른 6만27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28억3500만원, 7억6200만원 어치를 사들이며 이틀 연속 동반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집은 최근 한 달 들어 1조원 넘게 이루어졌다. 지난달 14일 이래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2428억원, 기관은 7264억원 어치를 누적 순매수했다. 반도체 업황이 내년 하반기부터 개선된다는 증권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보다 직관적인 배경에는 환율에 따른 주식 매입 자금의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달러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가를 고려하면 9만원 고점인 시절 대비 최근 ‘6만전자’ 주가가 외국인 입장에서는 훨씬 싸다”며 “달러가 1300원을 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입장에서는 절대적으로 싸다고 느낄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였던 9만1000원인 지난해 1월11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097.3원으로 1100원에도 채 미치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이를 감안해 달러 기준으로 주가를 환산하면 82.9달러인 반면 이날 종가를 마감 환율로 나눈 가격은 47.3달러에 불과하다. 즉 원화 기준으로는 고점 대비 31.09%가 떨어졌지만 달러 기준으로는 42.94%가 하락한 셈이다.

다만 최근 달러가 지정학적 변동성 영향을 받는 데다 추세가 잡히지 않는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매수세 랠리 여부는 불투명하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며 연방준비제도(Fed)의 속도 조절 기대가 지속될 경우 금융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 기대어 달러가 약세를 보일 수 있지만, 추세적인 하락 전환 여부는 아직 이르다”고 내다봤다. 이날 역시 예상치 못한 폴란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환율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세 판단은 이른 셈이다.

한편 이같은 환율 배경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인수합병(M&A) 기대가 실현되기 어려운 요소이기도 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과 더불어 현금 160조원을 통한 인수합병 기대감이 최근 일고 있지만, 원화 가치가 낮은 상황에서 대규모 인수합병에 따른 비용 지출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과거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 협상을 진행했던 2016년 10월~11월 중순 당시 환율은 1100원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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