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북한이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우리 영해 근처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를 발사한 지난 2일 이후 4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0.57%(13.21포인트) 상승했다. 이튿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한국과 미국의 연합공중훈련에 대응해 미그와 수호이 등 군용기를 띄우는 등 도발 강도를 높였으나 증시는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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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잇단 도발에도 외국인 ‘사자’ 견조
강력한 대북 리스크에도 증시를 떠받친 건 외국인이었다. 북한 도발 이후 기관과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7687억 원, 7860억 원대 순매도하는 사이 외국인은 1조478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달부터 이어온 사자세가 강력한 대북 리스크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과거 북한의 핵실험이나 도발이 있을 때마다 국내 시장에서 발을 빼던 모습과는 반대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투심이 악재 대신 호재에 반응하면서 북한이 도발 수위를 올렸음에도 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주요국 연기금이 신흥국 증시 내 중국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미국 텍사스 퇴직 교직원 연금(TRS)은 신흥국 주식 벤치마크(BM)를 기존 100% MSCI EM에서 50% MSCI EM과 50% MSCI EM ex China로 변경해 중국 주식 투자 비중을 낮추고 대만, 인도, 한국 등 타국가 비중을 높였다. 이에 따라 TRS의 EM 주식 내 중국 비중은 35.4%에서 17.7%로 줄어들고, 한국 비중은 11.2%에서 14.3%로 늘어났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탈 중국 자금이 추가적으로 국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으며 앞으로 미·중 갈등 추이와 연기금 등 글로벌 자본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반도체·2차전지 종목 집중 매수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9월 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국내 증시의 외인 매수세는 기계적인 비중 확보와 더불어 실적 개선이 가능한 기업을 선제적으로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해 가능하다”며 “외국인 수급이 이어지고 있는 2차 전지, 자동차, 운수창고, 비철금속, 기계 업종 등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수혜를 받긴 했으나 차이나 런은 결국 국내 경기 및 금융시장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중국 경제의 저성장은 물론 신용경색 리스크를 자극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인이라는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흔들리고 있는 대중국어권 수출은 국내 제조업 경기 둔화 압력을 높일 수 있다”며 “중국발 신용리스크가 전이돼 최근 불거지고 있는 국내 신용경색 현상이 더욱 심화될 공산이 크며, 원화가치 약세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