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외국인들이 은행계 금융지주 종목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 시즌을 맞아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미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007년 이후 15년 만에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데다 미국도 수개월 이내 두 차례가량 빅스텝(한꺼번에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행들의 곳간이 두둑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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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이날까지 한 달간 외국인은
우리금융지주(316140)를 총 1970억원 담았다. 이 기간
우리금융지주(316140)는 1.02% 하락하며 코스피의 등락률(-1.34%)보다 양호한 성과를 거뒀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의 보유 비중은 지난해 말 29.9%에서 37.3%로 상승했다.
우리금융지주(316140) 뿐만 아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KB금융(105560)과
하나금융지주(086790)도 각각 1273억원, 1127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순매수한 코스피 상위종목 10개 중 금융주만 3개다.
외국인들이 금융주를 사모으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적 기대감이다. 증권가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이 올 하반기에도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올해 NIM은 작년보다 12~17bp(1bp=0.01%) 가량 오르며 수익성을 확대할 것이란 것이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가계 신용대출이 줄어들고 연체율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대기업 대출이 늘고 전세자금 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여러 은행의 예·적금금리 인상이 이어지는 등 향후 신규기준 예대금리차는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신규기준 예대금리차가 축소되더라도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분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져 은행주 순이자마진은 1분기 대비 상승할 전망이며 이자 이익 증가세도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지주들의 연이은 주주환원정책 강화도 외국인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분기배당을 정례화 했다. KB금융도 분기 배당을 시작했고 하나금융은 내년부터 분기 배당을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내년까지 점진적으로 배당 성향을 30% 수준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금융주는 저평가되고 있다. 올해 증권가의 실적 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3.6~4.6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0.48배 수준이다. 국내 성장주에 비해서는 물론, 미국 은행주의 PBR(1.61배)과 견줘도 저렴하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주는 금리 상승과 양호한 실적, 높은 배당수익률과 자사주 소각까지 흠 잡을 곳이 거의 없다”면서 “경기 침체 우려와 정부규제 우려로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지만, 주가도 점차 실적과 업황을 반영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