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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손학규(사진)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대통령제의 무한 권력, 그것에서 생기는 무한 투쟁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 경기도지사, 보건복지부 장관, 국회의원, 당대표 등 정치인으로서 굵직한 행보를 걸어왔다. 정치계에서는 ‘거물급’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은 인물이었으나, 지난해 총선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사실상 정계를 은퇴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손 전 대표는 휴식기를 가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 마디로 놀고 지냈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산도 가고, 비정치적인 친구들과 막걸리도 마시고 했다”면서 “책과 신문, 텔레비전, 영화를 많이 봤다”고 설명했다. 그런 그가 이달 초 `깜짝` 대선 출마를 발표했다. 그의 대선 도전은 지난 17·18·19대 대선에 이어 네 번째다. 지난 세 차례 대선 당시 모두 당내 경선에서 패했었다. 정식으로 중앙선관위에 대선 후보 등록을 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인 셈이다.
그는 핵심 공약으로 `대통령제 폐지`를 들고 나왔다. 깜짝 등장도 모자라, 대통령이 돼서 대통령제를 폐지하겠다는 아이러니한 발상이 주목을 받았다. 손 전 대표는 “대통령 권한이 강화되면서 내각과 국회가 제 기능을 못하고, 심지어 사법부도 국민에게 ‘대통령의 하수인이 됐다’는 말을 듣지 않느냐”며 “대통령제를 끝내고 의회 중심의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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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신세를 졌던 사람이 많았다. 아주 가까운 사람은 관혼상제도 챙겼다. 책과 신문, 텔레비전, 영화를 많이 봤다. 정치와는 완전히 거리를 뒀었다. 다만, 내가 몇 번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하라. 우리가 선진국인데 직전 대통령이 두 명이나 감옥에 가 있는 게 국격에도 안 맞고 국민통합을 위해서라도 사면해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은 나라 경제와 국민 통합을 생각해야 한다. 국제적으로도 세계적 기업 총수가 갇혀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대선에 나온 이유는.
△나 자신도 말이 안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너라도 나서야 한다’고 하더라. 이 나라의 정치를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지 않느냐고 했고 다 한 귀로 듣고 흘려버렸다. 출마를 최종 결심한 건 며칠 되지 않았다. 내가 지금 나서면 얼마나 많은 비난과 야유, 조롱이 나올지 생각했다. 대통령병이다, 노욕이다 별에 별 소리 다 나올 거라고. 그걸 받자고 했다. 30여년 정치 인생에서 이렇게 어물쩍 넘어갈 수 없었다. 대통령 선거는 우리 국민의 민주적인 축제다. 미래를 계획하고 국민에 희망을 주는 축제가 돼야 하는데, 국민이 ‘찍을 사람이 없다’든지 ‘차악을 선택한다’든지 좌절하고 있다. 이보다 더한 건, 후보들이 국가 발전의 비전을 내놓기는커녕 우리나라 정치의 핵심 과제인 ‘극한 분열과 싸움의 정치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나라 대통령제의 무한 권력, 그것에서 생기는 무한 투쟁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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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은 아니나 간접으로 있었다. 어느 정도 내가 동의를 하면 얘기하겠다고 하더라. 그쪽에서도 얘기를 하고 싶어도 직접 하기 어려우니 말이다. 그러나 내가 누굴 돕는다는 차원이 아니다. 대통령 후보들이 국가 비전, 정치권력 구조에 대해서 아무런 성찰이 없다. 개헌의 `개`자도 나오지 않았다. 3년 전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철을 위해 열흘 간 단식했던 사람이다. 권력구조를 바꿔야 한다. 대통령제 폐해를 두고 볼 수 없다. 의회가 다당제가 돼서 연합정치 기초가 마련돼야 한다. 그래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했다. 단식을 통해 합의가 됐는데, 선거법 협상 과정에서 누더기 됐다. 막상 선거가 되니 위성 비례정당이라는 기상천외한 것으로 바뀌어 없어졌다. 이번 대선에서도 권력구조에 대한 아무런 성찰이 없으면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또 감옥에 가고 구속이 되는 일들이 반복되고 심화될 것이다. 난 정치를 떠났고, 잘 되길 바랐는데 아무런 소리 없이 지나가니까 이걸 내가 나서서라도 해야겠다는 얘기다.
-개헌은 현실적으로 어려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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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가 윤 후보에 임명장을 줄 땐 살아 있는 권력을 마음대로 수사하라고 했었지만, 자기들의 권력을 건드리려고 하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내세워 탄압했다. 대통령이 만든 사람이 야권의 후보가 되면서 싸움의 정치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다원화돤 사회에서 검찰총장이 통솔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대통령제 양극단의 무한 대결의 정치가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윤 후보 개인을 욕하려는 게 아니다. 대통령제를 끝낼 때 됐다.
-대선 중도 포기 또는 단일화 전망이 나온다.
△그건 그런 사람들의 생각이다. 어느 편에 들어서 뭐를 하겠다는 게 아니다. 권력을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권력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다. 제3지대에서 편을 만들어서 뭘 한다는 건 해당이 안 되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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