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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 누군가가 청진을 해주고 충분히 진단되었을 케이스였는데, 환자 자체도 두려움으로 병원에 잘 내원하지 않은데다가 성인이 될 때까지 증상이 심하게 없으니 소화불량 등으로 병원을 방문한다 하더라도 청진이 잘 안 이루어졌을 수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아직 청색증이 없었고, 심한 심잡음이 들리고 있어 교정이 불가능한 선천성심질환 상태는 아니라 판단이 되었다. 다만, 혈압 감소와 양심실 부전이 동반되어 간에 피가 잘 공급되지 않아 생긴 심한 간 기능 손상과 전반적인 근력의 약화로 인한 기력 저하를 해결해야 했다.
그러나 워낙 두려움이 많이 있었고, 여러 병원에서 안 좋은 이야기만 듣고 본원에 내원한지라 우울감은 심해 기저질환에 덧붙여 삶에 대한 의욕도 없는 상태였다. 심부전에 의한 호흡곤란과 폐부종도 함께 치료 하면서 심장 재활을 통해 근력을 키우게 하고, 식사량을 조금씩 늘려가도록 했다. 아울러 회진을 갈 때마다 안 좋은 이야기를 할까봐 표정이 변하는 환자에게 조금 더 긍정적으로, 좋아지는 수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한번이라도 더 웃으며 괜찮아질거라 이야기했다.
그러나 출생 직후 아기가 태반에서 분리되고 자가 호흡을 시작하면서 폐순환이 시작되면 동맥관이 막히게 되고, 생후 2~3 주 내에 완전히 닫히게 된다. 그런데 이것이 온전히 막히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동맥관개존증이라 하며, 이 관이 남아 있다면 산소가 풍부하고, 압력이 높은 대동맥으로 가는 혈액이 다시 압력과 혈관 저항이 낮은 폐동맥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폐혈류량이 증가하게 된다. 동맥관이 작으면 폐동맥 압력이 정상이나, 동맥관이 크면 폐혈류가 심하게 증가하므로 폐동맥 압력이 높아지며, 큰 동맥관을 막아주지 않고 나이가 들게되면 폐동맥 압력이 높아지면서 점차 폐혈관들이 막히는 아이젠맹거증후군이 발생하여 수술이나 시술적 요법이 어려워지고, 예후도 불량해진다.
이러한 동맥관개존증은 선천성심장병의 5~10% 정도로 비교적 흔한 기형이며, 남자보다 여자들에게 더 흔하게 발생한다. 작은 동맥관은 증상이 없이 정상 생활이 가능하지만 간혹 심내막염이 생길 수 있고, 작은 동맥관이라도 오랜 시일이 지나면 심장에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모든 동맥관은 크기나 증상과 무관하게 치료 대상이 된다. 수술의 위험성은 크지 않으며 연령이나 체중과 무관하게 시행할 수 있고, 최근에는 영아 초기의 큰 동맥관을 제외하면 비수술적으로 기구를 이용한 심도자 폐쇄시술이 가능해졌고,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안정성이 입증된 상태다. 심방중격결손이나 심실중격결손과는 달리 동맥관개존증의 경우는 심장 밖의 혈관 문제로 심장의 움직임에 의한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비수술적 폐쇄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훨씬 안전하다.
8년이 지난 지금. 이제 60대로 접어든 환자는 손자도 보고, 외래에서 심부전 약제를 유지하면서 일상적인 생활을 잘 하고 있다. 당신도 그때는 그저 죽을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살아서 가족들과 여행 다니는 게 즐겁다며 두려움과 주변 사람들의 말 때문에 진작 병원에 방문해서 진단받지 못했던 때를 회상하면서 주변에 호흡곤란이 있거나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으면 병원에 가라고 적극 추천한다고 한다. 선천성심장질환은 종류와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 방법이 달라지게 된다.
주변 사람의 말만 듣고 무작정 동일한 질환으로 생각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심장 전문의와 상의해야만 한다. 선천성심장질환은 종류에 따라 유아나 소아 시기에 수술이나 시술을 받아야 하며, 성인이 되어 발견된 경우에도 치료가 가능할 때도 있고,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이후에 치료를 할 수 없는 케이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천성심질환이 의심되면 반드시 심장 전문의에게 정확하게 진단을 받고, 소아 때 치료받았다 하더라도 성인이 되어 재발하거나 다른 질환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해야 하고, 그에 맞는 개별적 치료계획에 따라 잘 관리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