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액셀러레이터인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DHP)가 자사 포트폴리오로 영입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에 부여하는 명패 속 한 구절이다. 심사역들은 평가만 하는 일명 ‘어려운 사람’인줄 만 알았다는 초기 스타트업들 우려와 달리 업계 네트워킹 기회 부여, 규제 리스크 파악, 사업 방향성 검토 등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실질적 성장’에 있어 보다 적극적이라는 평가가 업계 내에서 속속 흘러 나온다. 서울 서초구 DHP 사무실로 찾아가 최윤섭 대표를 만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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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P는 2016년 설립된 국내 최장수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액셀러레이터다. 이 회사가 그간 발굴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은 약 30개 정도다. 유전체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수 천 가지의 희귀 질환을 진단하는 ‘쓰리빌리언’을 시작으로 가상현실(VR) 기반 수술 시뮬레이터 개발사 ‘서지컬마인드’, 당뇨 관리 플랫폼 개발사 ‘닥터다이어리’, 명상 앱 개발사 ‘마보’, 반려동물 돌봄이 서비스 업체 ‘펫트너’, 스포츠 라이브 방송 서비스 스타트업 ‘라피티’, 장례 절차 등을 미리 준비하는 웰다잉 플랫폼 개발사 ‘빅웨이브’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쓰리빌리언은 내년 상장을 바라보고 있으며, 라피티는 초기 투자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마일게이트와 해시드 등 전문 투자사로부터 후속 투자(프리시리즈A)를 유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아직까지 수익을 낸 곳은 세계적으로 거의 없다. 미래 가치만을 보고 스타트업을 발굴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최 대표는 이러한 환경에서 어떻게 디지털 헬스케어 원석을 발굴해내는 것일까. 최윤섭 대표는 “모든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가리지 않고 만나보는데, 사업 가능성에 이어 최종적으로 보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고 말했다. 회사를 이끄는 수장의 마인드에 따라 스타트업 성장 가능성이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코로나19 이후로 DHP의 포트폴리오도 급속도로 확장됐다고 했다. 최 대표는 “일반인 접근성이 좋은 웰니스 플랫폼 등을 시작으로 유전체 분석과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딥테크를 다루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도 투자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해마다 검토하는 팀 수가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최 대표에 따르면 DHP는 올해 8월 기준 120팀 이상을 검토했다. 아무리 많이 만나봐야 50팀에 불과했던 2019년과는 확연히 대조되는 규모다.
수익률·성장성 모두 평가…역량 강화는 숙제
최 대표는 투자 시 수익률뿐 아니라 산업의 질적 성장을 모두 본다는 측면에서 DHP를 ‘임팩트 투자사’로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투자사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수익률은 기본 전제고, 여기에 기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스타트업이 어떤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수익률을 위주로 보는 일부 VC보다는 더 어려우면서도 의미있는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했다.
펀드 규모를 확대하는 등 자체 역량을 확대하는 것은 앞으로의 숙제다. 최 대표는 “시장 유동성이 높아지면서 초기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올라가고 있다”며 “DHP에서 딥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충분한 투자를 그간 하지 못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사 입장에서 스타트업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성장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뒷단까지 투자가 확대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는 시드 투자에 집중하고 있지만, 투자를 이어나가 시리즈A까지 확장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외부 투자를 유치, 창업투자회사(VC)로 등록해 모태펀드 등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식으로 역량을 키우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