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개발은 후보물질 개발에서 임상 3상까지 보통 5~10년이 걸린다. 높은 기술력과 수조원의 자금이 들어가는 장기 프로젝트지만 성공확률은 1% 정도다. 도박 같은 게임이어서 글로벌 제약사가 아니면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그들만의 영역’이었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1년 만에 백신 개발에 성공한 것은 미국 정부가 전폭적인 자금과 행정지원을 제공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 19 발생 직후인 지난해 초 두 기업에 각각 2조원 이상을 지원했다고 한다. 특히 짧은 역사의 바이오 스타트업인 모더나의 성공 사례는 백신 개발 후발주자인 한국에 좋은 교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정도 지원으로는 턱없이 모자란다는 게 관련 학계와 업계의 지적이다. SK의 백신 개발 자금도 전액 약 4408억원을 국제민간기구인 전염병대응혁신연합(CEPI)으로부터 지원받았다고 한다. 백신 개발은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지만 성공 확률이 매우 낮아 고위험·고수익 프로젝트다. 정부는 국산 코로나 백신 개발이 조기 성공할 수 있도록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