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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에 있는 금속포장용기 업체 A사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직원 5명을 내보냈다. 일감이 들쑥날쑥한 데다가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20% 가까이 치솟아서다. A사 대표는 “지난해 일감은 반 토막 났고, 올해 역시 수주가 일정하지 않아 일부 생산라인 정리를 고민 중”이라며 “일감은 계속 줄어드는데 오르는 건 인건비밖에 없으니 직원을 줄이며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중소기업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코로나19 장기화로 한계 상황에 내몰린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이 더 올라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면 생존을 위해서라도 직원을 내보낼 수밖에 없는 처지다.
5일 중소기업중앙회 등 14개 중소기업 단체가 모인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내년 최저임금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OECD 회원국 29개국 중 6위로, 선진국에도 없는 주휴수당을 고려하면 이미 최저시급은 1만원을 넘었다”며 최저임금 동결 또는 인하를 주장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줄인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최남석 전북대 교수에 의뢰해 진행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시나리오별 고용 규모’ 보고서를 보면, 내년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최대 30만 4000개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을 단언했던 미국 바이든 행정부도 고용지표 회복을 이유로 이를 보류하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코로나19 사태라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긴 터널을 지나는 상황을 고려해 내년 최저임금은 최소한 동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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