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외국인이 매수세가 기조적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하는데다 개미들이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개미의 최종 승리를 점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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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지난 17일 3229억원 순매수했다. 30일 내리 팔자를 이어가다 31일 만에 사자로 돌아선 것이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005930)를 2639억원 사들여, 개별 종목 중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어 한진칼(180640)(372억원), 삼성SDI(006400)(337억원), LG화학(051910)(305억원), LG생활건강(051900)(250억원), 삼성전기(009150)(202억원), 삼성전자우(005935)(171억원), 네이버(035420)(113억원) 등 순으로 사들였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09% 오른 1914.53에 마감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이 주가가 떨어져 ‘검은 목요일’로 기록된 지난달 19일 종가에 비해 약 31.3% 반등한 것이다.
ETF를 제외하고 보면 해당 기간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개별 종목은 삼성전자(005930)다. 개인은 이 기간 약 1조180억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달 19일에 사서 이날 팔았다고 가정할 때 수익률은 19.7%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100주를 샀다가 판 개인은 84만5000원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이밖에 개인이 이 기간 많이 사들인 개별 종목을 보면 삼성SDI(006400)(2613억원), 현대차(005380)(2432억원), 삼성전자우(005935)(2175억원), KB금융(105560)(1918억원), 기아차(000270)(1529억원), SK이노베이션(096770)(1423억원), 신한지주(055550)(1388억원), POSCO(005490)(1327억원), SK하이닉스(000660)(1289억원) 순이다.
이중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SK이노베이션(096770)으로 약 70.5%를 보였다. 뒤를 이어 삼성SDI(56.6%), 현대차(52.5%), 기아차(32.6%) 등 순을 기록했다.
“‘리커버리’ 국면 전망”vs“‘인버스’까지 보면 큰 수익 아냐”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1400대에서 1900으로 인덱스 레벨만 500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과 저점에서 삼성전자를 필두로 개인들이 대거 매수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차익 실현한 개미들이 많을 것”이라며 “이미 이것만으로 승리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기 정상화에 대한 로드맵을 발표하는 점 등은 경기가 ‘리세션(경기 후퇴·recession)’에서 ‘리커버리(경기 회복·recovery)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면서 “국내의 경우 코로나19가 먼저 시작된 만큼 빠져나가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지수 반등은 더 낙관적이고, 그렇다면 개인이 큰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날 매수한 외국인들의 자금이 펀드 등 패시브가 아닌 IT를 필두로 한 개별 종목 등 액티브 성격임을 감안할 때, 흐름이 지속되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이날 외국인 매수는 오전 유입이 대부분인데 분석해 보면 액티브 성격이 커 완전히 돌아온 것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반면 개인들이 삼성전자만 산 게 아니라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도 대거 순매수했고, 기간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서 패배로 볼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 개인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KODEX 200선물인버스2 ETF를 약 1조9036억원어치 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인 개별 종목인 삼성전자를 제쳤다. KODEX 인버스도 4032억원어치 매수해 코스피 상장 종목 중 개인 순매수 순위에서 5위를 기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버스 ETF도 고려해 봤을 때 종합적으로 아주 큰 수익을 냈다고 보긴 어렵고 기간을 더 늘렸을 땐 승리라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지금의 위기가 경제 때문이 아닌 질병이라는 측면에서 언제 또 주가가 가라앉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희망을 걸고 있는 치료제가 듣지 않는단 결과가 나오면 주가가 지난달처럼 곤두박질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