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는 “몇 억원대로 부동산 갭투자(집값과 전세값의 차액을 활용해 투자하는 방식)만 고집하던 고객이 앞으로 3년간 부동산은 없다면서 증시로 오고 있다”며 “처음 보는 독특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K씨는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개인에 의해 수급이 처음으로 개선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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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지난 1월20일 이후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8조 7206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조8980억원, 3조7772억원 순매도한 것과 대조된다.
주식투자 대기자금도 급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예탁금은 지난달 말 31조2100억원으로 한 달 새 2조4900억원 늘었다. 개인의 관심이 쏠려있던 부동산 투자가 정부의 규제로 어려워진 가운데 코로나19로 증시가 급락하자 뭉칫돈이 증시로 옮겨가고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과거 사스(SARS)나 메르스(MERS)때처럼 전염병으로 지수가 폭락한 후 얼마 안가 회복했다는 학습효과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PB센터나 지점 영업창구를 통해 삼성전자나 지수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규모로 매수하겠다는 자산가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는게 증권가 전언이다. 이 중에서는 작년 말 대주주 양도세 요건 피하기 위해 주식 팔았던 큰 손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선희 KB증권 삼성동금융센터 부지점장은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해 개인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주식에 투자하진 않으나 안전자산인 금 펀드를 팔고 주식 대기자금으로 오거나 달러를 정리하고 단기 급락한 대형주를 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