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전 대표는 지난 8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한 직후 당 지도부의 한 당직자가 어느 기자와 같이 있는 자리에서 ‘홍준표가 이제 말을 듣지 않으면 목을 날린다’고 하고 같이 있던 친박(親박근혜 전 대통령) 한 사람은 ‘효수한다’고 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면서 ‘김태호는 강단이 없어 자연히 말을 듣게 돼 있다’라고도 했다고 한다”라며 “효수란 역적의 목을 치는 형벌을 말한다”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는 “완장을 채워주니 깜도 안 되는 인물들이 이런 포악 무도한 말을 공개적으로 떠들고 다니고 친황(親황교안 한국당 대표)이라는 친박들은 이에 동조하니, 이런 시정잡배 같은 사람들을 측근으로 데리고 있으니 황 대표의 권위가 서겠는가”라고 했다.
그는 “참 어이없는 당이 되어 간다”며 “힘 모아 문정권(문재인 정권)에 대항해도 부족할 판에 이런 사람들 데리고 공천 한다고 설쳐대니 참으로 가관이다”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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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는 지난 7일 종로 출마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우리가, 내가 먼저 죽어야 우리가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당의 중진의원들도 저와 생각이 같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홍 전 대표는 “늦었지만 황 대표의 종로 출마로 수도권은 황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우리당 붐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여태 천명해 온대로 나는 이번 선거에서는 후방에서 PK(부산·경남) 수비대장 역할에 충실할 것을 다짐한다”고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그는 “혹자는 같이 수도권으로 다시 올라가야 할 것 아닌가라고 하지만 지금 다시 서울로 복귀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며 “전방 근무 20년을 했으니 이번에는 후방 수비대장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후 페이스북에 다시 한 번 “대표직 사퇴 이후 당으로부터 처음으로 오늘 김형오 의장(공천관리위원장)의 전화를 받았다. 서울 강북 험지로 올라 오라는 말씀이 계셨고 나는 이제 너무 늦었다고 말씀 드렸다”라고 전했다.
홍 전 대표는 “이삿짐 싸서 내려와 집 얻고 사무실, 선거 조직 세팅 다 해놓고 예비후보 등록까지 하고 선거 운동을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다시 서울로 올라 갈 수는 없다고 간곡하게 말씀 드렸다”며 “당을 위해 지난 25년간 할 만큼 했다. 이젠 그만 놓아 주시기 바란다”고 썼다.
경남 창녕이 고향인 홍 전 대표는 지난 3일 밀양 삼문동으로 이사한 뒤, 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 지역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공천 신청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