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갤노트10 효과'…5개월 만에 생산·투자·소비 트리플 반등

통계청, 8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생산 0.5%, 소비 3.9%, 투자 1.9%↑
추석 일시적 효과, 휴대폰 판매 급증
향후 경기전망 하락 “금리 인하 필요”
  • 등록 2019-10-01 오전 12:00:00

    수정 2019-10-01 오전 12:00:00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마련된 ‘갤럭시 스튜디오’를 찾은 방문객들이 갤럭시노트10을 사용해 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조해영 기자] 지난달 생산·소비·투자·건설 지표가 5개월 만에 반등했다. 추석 대목에 5G(세대 이동통신) 투자, 휴대폰 판매 증가까지 겹쳐 일시적으로 지표가 좋아졌다. 그러나 향후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는 넉달째 하락했다. 하반기에도 경기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 8년7개월 만에 최대 증가

통계청은 30일 이 같은 전산업생산, 소매판매, 설비투자 관련 ‘2019년 8월 산업활동동향(이하 전월 대비)’을 발표했다. 생산은 0.5%, 소매판매는 3.9%, 설비투자는 1.9%, 건설기성은 0.3% 각각 증가했다. 이 지표들이 모두 증가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생산은 광공업 생산이 감소했지만 서비스업 생산 증가로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7월에 증가했던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4.6%) 등 제조업 생산 부진으로 지난 달에 1.4% 감소했다. 전체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8%로 전월(74.8%)보다 하락했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2.4%), 금융·보험(1.5%)이 늘어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이 늘어난 데는 고용 증가가 영향을 끼쳤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서비스업 취업자는 작년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전년동월 대비 11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에도 생산 지표에 뚜렷한 악영향은 없었다. 오히려 반도체 생산은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가 늘면서 7월에 0.3%, 8월에 0.2% 전월보다 각각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2011년 1월(5%) 이후 8년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8.3%),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3.0%), 의복 등 준내구재(1%) 판매가 모두 늘었다. 특히 통신기기·컴퓨터 판매가 12.3%나 증가했다.

홍민석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추석 선물 소비가 늘어났고 삼성 갤럭시노트10 출시 영향으로 통신기기 판매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노트10 국내 판매량이 출시 25일 만에 100만대(9월16일 기준)를 돌파했다. 이는 역대 최단 기간이다.

설비투자는 6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특수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1.7%), 항공기 등 운송장비(2.1%) 투자가 늘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2017년 반도체 호황 이후 기저효과로 설비투자 지표가 급감했던 게 점차 사라지고 있고 5G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5G 가입자 수는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지 180일 만에 350만명(9월29일 기준)을 돌파할 정도로 급상승세다.

건설기성은 건축에선 감소(-1.9%)했으나 토목(6.6%) 공사 실적이 지난 7월보다 늘면서 증가세를 보였다.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투입이 늘면서 토목은 작년 8월보다도 7.3% 증가했다.

“경기저점 안 보여…추가 하락 우려”

이같이 지표가 좋아지면서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소비가 살아나면서 소매판매액 지수(0.4%), 내수 출하 지수(0.8%)가 증가세로 전환된 게 주요한 영향을 끼쳤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6~7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하락세가 멈추는 등 경기가 크게 나빠지지 않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도 8월 설비투자는 2.7% 소폭 감소했고 생산(0.2%), 소비(4.1%)는 증가했다.

그러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5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했다. 건설수주액(-4.2%), 코스피지수(-2.3%), 경제심리지수(-1.1%) 등이 감소세를 보였다. 앞서 통계청은 지난 20일 국가통계위원회 경제분과위원회 회의 결과 한국경제가 2017년 9월 정점(경기 기준순환일)을 찍고 하강 국면이라고 밝혔다.

김보경 과장은 “경기가 좋아지려면 수출이나 대외 환경이 개선돼야 하는데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 않다”며 “경기가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추가로 경기가 하강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지금을 경기 저점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10월에 금리를 인하하는 등 완화적 통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 달 99.5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출처=통계청]
향후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달 98.3으로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출처=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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